106억 계약인데 4년 만에 원금 회수… 최정 역대급 계약, 남은 2년은 보너스

김태우 기자 2023. 1. 2.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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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적인 FA 계약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최정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당시 SK)는 2018년 시즌이 끝난 뒤 팀의 간판 타자인 최정(36)과의 중요한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2차 FA로 보상 규모가 커 타 팀 이적 가능성은 떨어지는 상황. 그러나 팀의 상징적인 선수인 만큼 그만한 대우는 해줘야 했다. 이적을 못한다고 해서 난이도가 떨어지는 협상은 결코 아니었다.

최정의 첫 FA 계약(공식 86억 원‧옵션 4억 원) 이후 박석민과 황재균이 대형 계약을 터뜨린 것도 생각해야 했다. 선수는 물론 구단의 자존심도 연계되어 있었다. 당시 협상 담당자였던 손차훈 전 단장은 최정을 직접 만나 구단이 최정이라는 선수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생각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러자 최정이 6년 계약을 역제안했고, 구단도 협상 전략에서 고려하고 있었던 부분인 만큼 흔쾌히 손을 잡았다. 그렇게 6년 총액 106억 원의 계약이 완성됐다.

지금이야 6년을 넘어 7년 계약도 나오는 시대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계약 기간 6년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4년이 일반적인 시대였다. 양쪽 모두 이유가 있었다. 구단은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생길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선수들은 4년 후 다시 얻을 FA 자격을 생각했다. 하지만 구단은 최정이 6년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믿었고, 구단이 좋았던 선수는 3차 FA보다는 종신 프랜차이즈의 길을 선택했다. 그래서 당시 6년 계약은 “최정이기에 가능한 계약”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최정은 구단의 믿음에 부응했다. 계약 기간 6년 중 4년이 끝난 지금, 벌써 구단이 원금은 회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계약 기간이 2년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성공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이다. 100억 원이 넘는 대형 계약에서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양자에게 모두 행복한 일이 될 수 있다.

최정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529경기에 나갔다. 연 평균 132경기로 장기 계약의 가장 큰 관건인 건강 유지가 잘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529경기에서 123개의 홈런을 쳤고, 382타점을 보탰다. 출루율(.397)과 장타율(.531)의 합인 OPS는 0.928로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최정은 이 기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타자이자 세 번째로 많은 타점을 올렸고, 아무리 못해도 매년 리그 평균보다 35% 이상 좋은 득점 생산력을 뽐냈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집계에 따르면 최정은 4년간 22.53을 기록했다. 정확한 기준은 없으나 1WAR당 5억 원 정도를 일반적으로 잡는다고 볼 때 이미 106억 원의 원금 회수는 끝났다. 여기에 2022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하는 등 또 한 번의 통합우승까지 이뤘다. 또한 이 기간 KBO리그 역대 기록을 하나둘씩 갈아치우며 구단 이미지와 팬 자부심 제고까지 기여했다. 여러모로 성공적인 계약이었던 셈이다.

아직도 계약 기간이 2년 남은 최정은 건재를 과시 중이다. 지난해에는 유독 민감한 부위에 공을 맞으며 고전하는 와중에서도 121경기에서 OPS 0.891을 기록하는 등 리그 정상급 성적을 거뒀다. 공격은 물론 3루 수비도 여전히 좋다. 김원형 SSG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나 관계자들은 “언제나 한결 같은 선수”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나태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역대 기록을 향한 진군도 계속된다. 통산 홈런 순위 2위, 현역 1위(429개)인 최정은 이제 역대 1위인 이승엽(467개)의 기록에 38개를 남기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못해도 2024년에는 경신이 가능하다. 아마도 그 다음에는 ‘종신 인천맨’을 확정짓는 또 다른 계약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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