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의 빛과 그림자] 1. 프롤로그 - 물에 잠긴 고향

오세현 2023. 1.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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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23m, 저수용량 29억t. 5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큰 사력댐인 춘천 소양강댐.

'한강의 기적'을 이룬 토대가 됐지만 소양강댐은 강원도민의 눈물과 한이 서려있는 곳이다.

강원도민일보는 소양강댐 준공 50년을 맞아 소양강댐과 함께 빚어진 각종 지역 사회의 문제와 환경의 변화, 수리권을 포함한 물과 관련한 각종 시리즈를 연중으로 싣는다.

지난해 춘천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73년 소양강댐 조성으로 6개 면·38개 지역이 수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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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산업화 자양분’ 2만명의 삶이 잠기다
6개 면·38개 지역 수몰 추산
춘천거주 수몰민만 8800여명
“당시 보상금 턱없어 지원 필요”

높이 123m, 저수용량 29억t. 5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큰 사력댐인 춘천 소양강댐. ‘한강의 기적’을 이룬 토대가 됐지만 소양강댐은 강원도민의 눈물과 한이 서려있는 곳이다. 당시 2만 명에 가까운 강원도민들이 댐 건설로 고향을 잃었다. 양구와 인제는 하루 아침에 육지 속의 섬이 돼 버렸다. 그리고 반세기가 지났다. 댐은 지역사회를 지우고 지역을 나누고 물과 관련한 새로운 갈등을 초래해왔다. 강원도민일보는 소양강댐 준공 50년을 맞아 소양강댐과 함께 빚어진 각종 지역 사회의 문제와 환경의 변화, 수리권을 포함한 물과 관련한 각종 시리즈를 연중으로 싣는다.
 

▲ 소양강댐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뿜어져나오고 있다. 2020. 8. 5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1. 프롤로그 - 물에 잠긴 고향

소양강댐 조성으로 고향을 잃은 이들은 2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춘천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73년 소양강댐 조성으로 6개 면·38개 지역이 수몰됐다. 이주민은 3153세대, 1만8546명으로 집계됐다. 춘천시(당시 춘성군), 양구군, 인제군 주민들이 고향을 잃었고, 춘천에 거주하는 수몰민만 현재 8800여 명에 이른다. 소양강댐은 한강하류 지역의 홍수피해를 줄이고 안정적인 용수공급, 전력 생산을 위해 1967년 공사에 돌입, 1973년 완공됐다. 당시 투입된 금액만 321억원이다.

소양강댐 건설로 국가는 안정적인 산업화 기반을 확보했지만 동양 최대규모의 댐은 개인의 삶을 집어삼켰다. 같이 살던 가족, 이웃과 헤어져야 했고 뛰놀던 학교가 사라졌다. 고향은 물에 잠긴다는 데 당장 어디로 가야 할 지 암담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북산면 내평리다. 북산면을 지키고 있던 내평초교는 1973년 소양강댐 건설과 함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시 내평리는 북산면에서도 규모가 큰 마을에 속했다. 북산면사무소가 위치해 있고 우체국이 들어섰다. 춘천과 양구, 인제를 연결하는 길목이었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장이 열렸다. 하지만 댐이 들어서면서 이 모든 것들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동면 품걸리에서 초등학교 6학년까지 지내다 댐 건설로 춘천 도심으로 이주한 권오심(66)씨는 “지금도 어디가 누구네 집이고 어디에 무슨 나무가 있었는지 기억이 생생한데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물 밖에 없다”며 “고향이 있어도 가질 못하고, 남들 다 있는 고향 나만 없다는 생각에 심경이 복잡하다”고 했다.

남상규 소양강댐실향민기림회 이사장(전 강원도의원)은 “필요에 의해 만든 국가기간시설이 터를 잡고 살던 거주민들을 모두 몰아냈지만 보상은 턱 없이 부족하다. 지금은 총 공사비 중 보상금이 최대 70%를 차지하지만 당시에는 15%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지금이라도 국가가 책임을 지고 이 분들을 위한 지원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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