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띠 스타] 안우진 "이제 반짝했을 뿐…올해도 잘 해야 인정받겠죠"
2023년 '예비 빅리거' 이정후와 함께 우승 도전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지배했던 2022년은 팀 후배 안우진(24)의 해이기도 했다. 이정후가 최고 타자였다면 최고 투수는 안우진으로,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을 석권하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리그 에이스라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선발 투수' 안우진은 이제 제대로 첫 걸음을 뗐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규정이닝을 채우고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건 2018년 데뷔 후 5시즌 만에 처음이다.
그래서 안우진에게 2023년은 계속 괴물 같은 투구를 펼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할 시험대 같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토끼띠 스타 안우진도 계묘년을 맞이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리그 에이스로 고속 성장
안우진은 뉴스1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해 성적에 대한 욕심이 없진 않았으나 그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야구를 건강하게 하고 싶었다는 점이다. 아프지 않아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많은 걸 배웠던 한 해였다. 부상을 방지하는 노하우를 비롯해 어떻게 몸 관리를 해야 할지 터득했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2022년 KBO리그에서 안우진보다 대단한 활약을 펼친 선발 투수는 없었다. 안우진은 정규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1위에 올랐고 다승 부문에서는 1승 차이로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안우진의 평균자책점은 2010년 1.82를 기록한 류현진 이후 가장 빼어난 성적이었고, 탈삼진도 아리엘 미란다가 2021년 세운 역대 최다기록(225개)에 단 1개가 모자랐다. 피안타율은 1할대(0.188)였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95에 불과했는데 시쳇말로 '언터처블'이었다.
여름에 타선과 불펜의 도움을 못 받는 등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는데 승운이 조금 더 따랐다면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수상도 가능했다.
안우진은 이에 대해 "사실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컸기 때문이다. 나 혼자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어 "승리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배웠다. 내가 잘 던졌을 때 패한 적도 있지만 거꾸로 내가 못 던졌을 때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승리한 적도 있다. 과거엔 개인 승리에 집착하기도 했는데 이젠 생각이 바뀌었다. 개인 승리보다 팀 승리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우진은 입단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첫 시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지만 순탄한 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그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출발은 5선발 후보였으나 단 2시즌 만에 에이스로 고속 성장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우진의 활약은 돋보였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5차전, 플레이오프 4차전, 그리고 한국시리즈 1차전과 5차전에 등판한 안우진은 평균자책점 2.03에 32탈삼진을 거두며 자기 몫을 다했다. 키움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SSG 랜더스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던 것은 안우진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안우진은 스스로 가장 발전한 점에 대해 경기 운영을 꼽았다. 그는 "이제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어떤 공을 어디로 던지면 타자의 헛스윙 또는 범타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깨우쳤다"고 말했다.
△7년 전처럼… 이정후와 우승 헹가래 꿈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한 시즌을 잘 마쳤을 뿐이다. 안우진도 스스로 짧게 반짝 빛나고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돼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2023년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고 인지, 일찌감치 몸을 만들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안우진은 "아직 난 투구의 기복이 있는 편이다. 이제 반짝했는데 매년 꾸준하게 잘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올해도 지난해 같은 성적을 거둔다면 진짜 괜찮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라며 각오를 다졌다.
2년 연속 괴물 같은 투구를 펼치는 데다 키움의 창단 첫 우승까지 이끈다면 안우진은 확실한 차세대 에이스로 올라설 수 있다. 앞서 2019년과 2022년,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기회를 놓쳤던 안우진도 새해에는 기필코 정상에 서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안우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너무 중요한 경기마다 선발 등판해 중압감이 너무 컸다. 그래도 잘 이겨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큰 경기에서는 나도 모르는 힘이 나와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치는 것 같다. 하지만 또 팀은 우승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이 크지만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다. 중요한 것은 3번째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프로에 입문한 뒤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는데 새 시즌엔 꼭 우승컵을 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올해 꼭 우승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1년 선배' 이정후와 마지막으로 동행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올해 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계획이다.
안우진은 "새 시즌은 정후 형과 함께할 마지막 시즌이라 특별하다. 휘문고등학교 시절부터 줄곧 정후 형과 같이 야구를 하고 있는데 내겐 매우 값진 기회이자 큰 영광이다. 2016년 봉황대기에서 함께 우승을 이룬 적이 있는데 이번 시즌에 7년 전처럼 같이 우승컵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안우진은 새해를 맞아 키움 팬들을 위한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과 큰 믿음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공을 던졌다. 그런 팬 여러분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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