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5곳 만장일치 “올해 투자할 나라는 여기”

권순완 기자 2023. 1. 2.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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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재테크 투자 가이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지수가 2600포인트까지 올라가거나 그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투자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 유망한 투자 지역으로는 미국이 꼽혔다. 하지만 주식보다도 “채권에 투자하라”는 추천이 많았다. 금리가 고점 가까이 도달했다고 보고, 올해는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에 베팅하라는 것이다.

1일 조선일보가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의 자산 관리(WM) 담당 임원들에게 2023년 코스피 시장 전망을 문의한 결과, 미래에셋·KB증권은 2300~2600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말 코스피가 2236.4로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엔 그보다 최고 16% 정도 상승한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상한선을 2750으로 보며 상승 폭이 더 클 것으로 봤고, 삼성증권(2000~2600)이나 한국투자증권(2000~2650)은 증시의 변동 폭이 넓다고 예측했다.

NH투자증권의 심기필 리테일사업총괄부문 대표가 올해 증시를 가장 낙관했다. 심 대표는 “한국 기업 이익은 수출에 영향을 받고, 수출은 글로벌 경기의 방향성을 따른다”며 “올해 중반쯤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고 ‘턴 어라운드(반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상저하고’냐 ‘상고하저’냐

대부분의 증권사 WM 임원이 올해 증시를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측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개인고객그룹장은 “상반기까지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상저하고 패턴을 예상한다”고 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허선호 WM 사업부 대표도 “내년 중반 제조업 등의 재고 조정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여, 상반기에는 (하반기를 바라보고) 투자 확대 관점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증권의 박경희 채널영업부문장은 ‘상고하저’ 추세를 전망했다. 박 부문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고, 이에 따라 수출 부진과 기업 실적 불확실성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증권사 5곳 중 3곳이 올해 투자해볼 만한 업종으로 ‘반도체’를 추천했다. NH투자증권 심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반도체는 글로벌 경제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수혜가 예정된 분야”라며 “현재 업황 부진으로 가격 부담이 크지 않아 매수에 적기”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 김 그룹장은 금융·통신·식음료주를 추천하며 “고금리 상황에선 금융, 통신 등 안정적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부문과 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투자 추천 지역으로 ‘몰표’를 받은 곳은 미국이었다. 미래에셋증권 허 대표는 “미국 기업은 이익 성장 기대가 높고, 부채 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다른 지역보다 좋아 최고 우량 자산”이라고 했다.

◇“올해는 채권 사세요”

증권사 5곳 중 4곳은 다만 올해 최고 투자처로 주식보다는 국내외 채권을 꼽았다. 높아질 대로 높아진 금리가 향후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반대로 오르기 때문이다. KB증권의 신동준 WM솔루션총괄본부장은 “현재 긴축(금리 인상) 기조는 종반부에 이르렀다”며 “국채 금리는 긴 추세로는 하향 안정을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까지는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투자하되, 하반기부터는 금리 매력도가 높은 투자 등급 회사채로 다양화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작년 이른바 ‘킹달러’ 현상으로 달러당 원화 환율이 1400원 선을 넘나들었는데, 올해 환율도 이처럼 높아질까. 이에 대한 증권사들의 대답은 ‘아니요’였다. 5곳 전부 올해 원·달러 환율 범위를 1200~1300원 선으로 봤다. KB증권 신 본부장은 “하반기로 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의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 중국 소비 회복 등은 달러의 완만한 약세를 부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모든 증권사가 “작년보다 올해가 재테크 하기 좋을 것”이라고 했다. 주식·채권 가격이 동시에 폭락해 투자자들에겐 악몽 같았던 작년과는 다르리란 얘기다. 임원 5명에게 작년 재테크 시장 만족도를 물었더니 평균이 48점(100점 만점)이었는데, 올해 예상 만족도는 평균 74점이었다. 한투 김 그룹장은 “경기 침체 우려에도 재테크 시장은 예상보다 양호할 수 있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주식 등 위험 자산과 채권 등 안전 자산 비율을 조절해 성과 개선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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