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해피뉴이어
“샴페인이 다 떨어졌어요/ 불꽃놀이도 끝났어요/ 우리는 여기에 있죠. 나와 당신/ 허전하고 우울한 기분으로/ 파티가 끝났어요/ 그리고 이 아침은 회색빛이네요/ 어제와는 너무 다르게/ 이제 우리가 말할 시간이에요/ 해피뉴이어, 해피뉴이어.”
새해는 늘 다른 얼굴로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바의 대표곡 ‘해피뉴이어’는 듣는 것만으로도 한결같은 새해를 약속해준다. 경쾌하고, 신선하다. 물 흐르는 듯한 리듬과 멜로디가 어제와 다른 오늘임을 느끼게 한다.
1980년 발표한 곡으로 원제는 ‘아빠, 크리스마스엔 술 취하지 마세요(Daddy Don’t Get Drunk on Christmas Day)’였다. 멤버들이 대서양의 섬나라 바베이도스에 휴식차 갔다가 새해를 소재로 한 뮤지컬을 염두에 두고 쓴 곡이다. 여성멤버인 아그네사 팰트스코크가 비행기 여행을 싫어해서 홍보를 위해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멤버들이 직접 출연하여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들의 노래로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뮤지컬의 스토리도 섬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10년이 끝났어요/ 다가올 또 다른 10년 동안”이라는 노랫말 때문이었는지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에도 크게 사랑받았다. 2021년 겨울, 40년 만에 컴백한 아바(ABBA)는 자신들의 이니셜을 따서 그룹명을 지은 스웨덴 출신의 4인조 혼성그룹이다. 80세를 향해 달려가는 이들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다시 시작할 때라는 걸 알려준다.
어쨌든 여러분. 노랫말처럼 “모든 이웃이 친구인 세상/ 우리 모두 희망을 품고/ 새해 행복하세요(Happy new year/ May we all have a vision now and then/ Of a world where every neighbor is a friend)”.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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