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여자 월드컵-아시안게임...2023년도 뜨거운 한국 스포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기적의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로 2022년을 흐뭇하게 마무리한 한국 스포츠가 2023년 새해에도 바쁘게 움직인다.
2023년 가장 먼저 찾아올 스포츠 빅이벤트는 내년 3월 열리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최하는 WBC는 야구 국가대항전으로 가장 크고 중요한 대회다. 세계 최고 야구 리그인 MLB 소속 선수들이 조국을 대표해 나선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올해 WBC 대회는 2017년 4회 대회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무려 6년 만에 열린다. 이번 대회를 누구보다 기다린 국가는 바로 한국이다. 한국은 2006년 1회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데 이어 2009년 2회 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두면서 세계 야구 강국으로 우뚝 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9전 전승으로 기적의 금메달을 일궈내는 등 이 시기 한국 야구는 최고의 황금기를 누렸다.
하지만 한국 야구는 이후 2013년과 2017년 대회에서 연이어 1라운드 탈락 수모를 맛봤다. 국제대회 부진은 곧 프로야구 인기 하락으로 이어졌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결과는 6개 팀 가운데 4위였다.
허구연 KBO 총재는 2023년 신년사를 통해 ‘한국 야구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큰 목표로 내걸었다. 허 총재는 “우수한 선수를 발굴하고 철저한 전력분석으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야구는 이번 WBC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MLB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 등은 물론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 레드삭스) 등 한국계 미국 선수들까지 불러들일 준비를 마쳤다.
한국은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B조에 속했다. 3월 9~3일 조별리그 1라운드를 치른다. 한국과 일본은 2009년 2회 대회 이래 14년 만에 WBC에서 같은 조에 편성됐다. 운명의 한일전은 3월 10일 오후 7시에 열린다.
한국이 B조 2위 안에 들면 대만, 쿠바, 네덜란드, 이탈리아, 파나마 등이 경쟁하는 A조 1, 2위와 3월 15∼16일 8강전을 갖는다. 만약 8강을 통과하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넘어가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 강팀들이 올라올 것으로 보이는 C, D조 국가들과 3월 20∼22일 4강전, 결승(또는 3·4위전)전을 벌인다.
2023년 7월 20일부터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제9회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이 열린다. 잉글랜드 출신의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8년 만의 16강 진출을 노린다.
대표팀은 지난해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 3회 연속이자 통산 4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이룬 16강 진출을 다시 이룬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30대에 접어든 지소연(34·수원FC), 조소현(34·토트넘), 심서연(34·서울시청) 등 ‘황금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더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해 10월 열린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독일·모로코·콜롬비아와 H조에 편성됐다. FIFA 랭킹 2위인 독일은 남자 축구는 물론 여자 축구도 세계 최강이다. 반면 모로코, 콜롬비아는 우리가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라는 평가다. FIFA 랭킹도 한국이 15위인 반면 콜롬비아는 27위, 모로코는 76위로 우리보다 아래다. 물론 한국이 이 세 나라와 A매치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한국은 콜롬비아(7월 25일), 모로코(7월 30일), 독일(8월 3일)과 각각 조별리그를 치른다. 세 경기 모두 호주에서 열린다. 총 32개 나라가 출전해 8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벌이고, 조 1, 2위가 16강에 진출한다.
당초 2022년 열릴 예정이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년 연기돼 올해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개최된다. 총 40개 종목에서 금메달 482개를 놓고 아시아 국가들이 각축을 벌인다.
아시안게임에 대한 관심이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에겐 가장 중요한 대회다. 특히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대회가 1년 연기되다보니 2024년 파리올림픽을 대비한 전초전 성격까지 띄게 됐다.
한국의 대표적 취약 종목이었던 육상과 수영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 선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과 ‘수영천재’ 황선우(20·강원도청)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을 ‘인생 목표’로 정한 우상혁은 202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8월)와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에서 모두 금메달에 도전한다. 가장 중요한 두 대회가 열리는 8, 9월에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기 위해 일찌감치 동계훈련에 접어들었다. 두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끌어올려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금빛 도약을 이룬다는 각오다.
황선우도 2022년보다 더 빛나는 2023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롱코스 세계대회 은메달, 쇼트코스 세계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는 아직 아시안게임 메달이 없다.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롱코스 세계대회를 거쳐 아시안게임을 통해 세계 정상 자리를 확실히 굳힌다는 계획이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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