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소비기한표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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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맞닥뜨렸다면 보통의 소비자들은 머뭇거리기 마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공개한 소비 기준 참고값을 보면 두부는 현행 17일(유통기한)에서 23일(소비기한)로, 발효유는 18일에서 32일, 빵류는 20일에서 31일로 늘어난다.
판매·제조사 중심(유통기한)에서 소비자 정보중심(소비기한)으로 제도가 바뀌는 만큼 소비자들도 식품 보관방법을 잘 준수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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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표시제’가 시행됐다. 소비기한은 보관방법만 준수하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이다. 유통기한보다 20∼50% 길다. 소비기한은 품질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인 식품섭취 안전기한의 80∼90%로 산정한다. 유통기한은 이보다 짧은 60∼70% 수준에서 정해진다. 소비기한 내 식품은 먹어도 안전하다는 얘기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은 이미 시행 중이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AC)도 2018년 국제식품기준규격에서 유통기한제도를 없애고 소비기한 표시를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공개한 소비 기준 참고값을 보면 두부는 현행 17일(유통기한)에서 23일(소비기한)로, 발효유는 18일에서 32일, 빵류는 20일에서 31일로 늘어난다. 그렇다면 굳이 유통기한을 둔 이유는 뭘까. 37년 전만 해도 유통환경이 열악했다. 냉장고가 없어 상온에 보관하는 집도 수두룩했다. 유통·생산단체의 반대도 많았다. 실제 변질 가능성이 낮은 설탕, 소금, 소주 등과 냉동보관하는 빙과류는 유통기한이 없다. 그럼에도 유통기한을 표시해 소비자들의 신규구매를 유도하는 ‘상술’이 많았다.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막기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유통기한 탓에 멀쩡한 식품이 버려지는 비용이 매년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생활폐기물의 30%인 음식쓰레기 처리비용만 1조원이 넘는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시설 등에 기부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오해도 줄일 수 있다. 올 한 해는 혼란을 막기 위해 계도기간을 둬 유통·소비기한을 모두 표기한다. 판매·제조사 중심(유통기한)에서 소비자 정보중심(소비기한)으로 제도가 바뀌는 만큼 소비자들도 식품 보관방법을 잘 준수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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