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권상우가 후회하는 선택은? [인터뷰]

권상우가 '스위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위치'는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공감대를 자극하는 작품이다. 누구나 그렇듯 배우 권상우에게도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는 '내가 놓쳤던 성공작들에 출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상상을 한다고 밝혔다.

권상우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스위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스위치'는 톱스타 박강이 크리스마스에 인생이 180도 뒤바뀌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권상우는 박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권상우가 코미디를 대하는 자세

'스위치'는 유쾌한 장면들이 관객에게 웃음을 안기는 영화다. 극을 이끄는 권상우는 최근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위기의 X'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망가짐을 불사하는 활약 덕에 권상우가 출연하는 코미디 영화, 드라마는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믿고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권상우는 "'코미디를 선택해야지'라는 마음을 품고 있던 건 아니다. 들어온 작품들 중 재밌는 걸 선택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웃음을 전하기 위한 장면일지라도 연기를 가볍게 여기진 않는다고도 했다. 권상우가 배우로서 갖고 있는 그의 철학이었다.

'스위치' 속 권상우와 오정세 이민정의 호흡은 유쾌함을 더했다. 권상우는 오정세에 대해 "워낙 코미디를 잘하는 배우이지 않나. 그가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좋았다.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된다면 또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정과 관련해서는 "보기와 다르게 되게 억척스럽게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와의 키스신이 조심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민정이 편하게 해준 덕에 쉽고 빠르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경험치 부족' 극복하게 만든 노력

권상우가 '스위치'를 촬영하며 재연배우로 나섰던 때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권상우는 '스위치'에서 재연 프로그램 속 귀신과 혼례를 치르는 신랑을 연기하는 생계형 배우로 변신하기도 한다. 실제 권상우에게도 재연배우를 했던 경험이 있다. 우연히 하게 된 일이었다. 과거를 회상하던 권상우는 "데뷔 전 패션모델을 할 때 MBC에 갔다가 아르바이트처럼 찍은 게 있다. 재연배우 연기를 하며 그때 생각이 나더라"고 이야기했다. '스위치' 속 재연 에피소드가 재밌게 느껴졌다고도 했다.

권상우는 다른 많은 배우들처럼 오디션 탈락의 고배를 수차례 마시진 않았다. 권상우는 자신의 첫 오디션이 영화 '화산고' 때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기의 '연'도 모르고 무작정 시작하게 됐다. 그걸 시작으로 좋은 작품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물론 큰 노력 없이 평탄하게 지금의 자리에 오른 건 아니다. 그는 "내가 경험치도 없지 않았다. 무(無)에서 시작했기에 더 노력하고 뒹굴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지금도 액션 신을 대역 배우가 아닌 제가 직접 소화하는 게 더 기분이 좋아요. 그게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 몸이 허락하는 데까진 그렇게 연기하고 싶어요."

권상우의 자기 관리

권상우는 꾸준한 자기 관리로 시선을 모아오기도 했다. 그는 늘 준비된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이다. 권상우는 "이 정도 몸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렇게 해오고 있기에 액션을 만난다면 더욱 수월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반면 엄격한 식단 관리는 하지 않는다. "먹을 거 다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 내 인생의 일부인 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신의 한 수: 귀수편'을 찍을 때는 두 달 반가량 식단 관리를 했다고 밝혔다.

권상우의 삶에서 가족은 큰 원동력이다. 가족은 그에게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들이다. 아내 손태영은 권상우에게 항상 "다치지 말라"는 응원을 해준단다. 권상우는 "결혼하고 살면서 더 큰 안정감을 찾는 듯하다. 연기할 때도 목적이 더 명확하게 생기는 듯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가족 덕에 연기의 현실성도 높아졌다. 권상우는 실제로 아이를 업어 키워보고 기저귀도 갈고 분유도 먹여본 만큼 아빠 연기에도 더욱 몰입할 수 있다고 했다. '스위치' 속 권상우와 어린 배우 박소이 김준의 케미스트리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권상우의 목표

권상우는 '스위치' 같은 영화로 사랑받는 게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위치'가 그에게 큰 사랑을 안겼던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처럼 유쾌한 매력이 있는 영화라고 했다. "이런 장르의 작품을 계속 안고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편안하고 재밌고 유쾌한 캐릭터로 각인되고 싶다"는 권상우의 말에서는 진심이 느껴졌다. 그는 '스위치'가 자신의 많은 면모를 담고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권상우가 후회하는 선택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그는 "성공한 작품들에 출연하고 싶다. '놓쳤던 작품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답했다. 권상우의 2023년 목표는 이러한 재밌는 상상을 하게 해준 '스위치'와 맞닿아 있다. 그는 "'스위치'로 새해 첫 행보를 시작하지 않나. 이 작품으로 말끔하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상우는 새해에도 활발한 활동으로 대중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길 예정이다. "2023년에 영화 두 편을 찍을 듯해요. '위기의 X' 시즌2도 하반기에 있을 듯하고요.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낼 듯합니다. 관객분들께 계속 좋은 작품 보여드리는 게 제 목표예요."

한편 '스위치'는 오는 4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