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인재 부족·시장 형성 더뎌…국내 발사체 기업 현실은 ‘험난’
국내 민간 우주기업 이노스페이스는 앞으로 총 3개 유형의 발사체를 만들 계획이다. 중량 50㎏, 150㎏, 500㎏짜리 소형 탑재체를 지구 궤도 500㎞에 투입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일정 비용을 받고 인공위성 등의 탑재체를 쏴주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가 비교적 가벼운 위성을 올리는 데 특화한 발사체를 만드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우주 분야 컨설팅기업인 유로컨설트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발사된 위성의 94%(1743기)는 소형 위성이었다.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장소와 시점에 소형 위성을 올릴 ‘우주 택시’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에서 발사체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문제는 인재다. 이노스페이스에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총 86명이 재직하는데, 이 가운데 연구 인력은 44명이다. 임직원 절반이 발사체 개발에 투입되지만, 절대 숫자에선 부족하다.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는 “미국에서 이번 발사체를 만들었다면 100여명은 필요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적은 연구 인력으로 분투하는 건 국내 민간 우주기업들이 겪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발사체 기업의 인력 부족 문제는 다른 우주기술 분야와 비교하면 더 도드라진다. 한국연구재단과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가 펴낸 ‘2021년 우주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2020년 기준 국내 기업의 우주산업 분야 인력은 총 6305명이다. 이 가운데 발사체 제작 인력은 824명(13.1%)에 그친다. 위성활용 서비스 및 장비 분야에 3862명(61.3%), 위성체 제작 분야에 1035명(16.4%)이 투입돼 있는 것과 대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선 국내에서 발사체 시장 형성을 위한 수요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정부에서 소형 위성을 개발하고 나면 민간 기업이 발사체를 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며 “(발사)수요가 없다면 국내 기업들이 무슨 수로 성장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지금 한국에선 정부나 군이 자신들이 만든 위성은 스스로 발사체를 만들어 쏘겠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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