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조사]② 2023년, 한국인의 ‘숨은 얼굴’은?
[앵커]
이번엔 스스로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답한 응답자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전체 절반 가까이가 내 신념과 가치는 "어느 쪽도 아니"라고 했는데 정치권이 이른바 '부동층'이라 부르는, 성격이 명확하지 않은 이 집단엔 여성, 그리고 30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지역별로는 부산, 울산, 경남이 조금 더 많은 편입니다.
스스로를 중도층, 부동층이라고 생각하는 이 사람들은 어떤 얼굴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김영은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진보도, 보수도 아닌 사람들의 특성을 탐색하기 위한 질문 80개.
먼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들의 생각을 분석해 봤습니다.
두드러지는 특징은 보수나 진보 응답자에 비해 물질적 가치에 좀 더 무게를 둔다는 것입니다.
유명한 사람과 돈 많은 사람 중, 돈을 택한 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소득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10점 만점에 4점 초반대, 다른 집단보다 낮았고, 소득 수준이 몇 점 정도면 만족하겠냐는 질문에도 기대치가 가장 낮았습니다.
소속감에 대한 질문에서도 특징이 나타났습니다.
가족과 직장에 대한 소속감은 다른 집단과 비슷했지만, 국가, 종교, 친구 등에는 소속감을 덜 느꼈습니다.
정책에 대한 성향을 살펴봤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응답이 확실하게 갈린 질문, 분배와 성장 중 뭐가 중요하냐는 겁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니라는 집단은 보수보다는 낮지만 성장을 선택한 응답자 비중이 높았습니다.
또 남북 통일보다 경제 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보수와 거의 같았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개발보다 환경 보존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진보 쪽에 가까워 사안 별로 이념 성향이 달랐습니다.
국내 현안에는 어떤 목소리를 냈을까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는 과반이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고, 북한 무력 도발에 상응하는 수위로 대응해야 한다는 답이 역시 절반을 넘겼습니다.
연장근로 시간을 주 52시간에서 최대 69시간까지로 변경하는 것에는 절반 가까이 반대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닷새 동안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2천 명을 온라인 조사한 것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입니다.
KBS는 한국정치학회, 사회학회와 함께 한국인의 생각과 유권자의 변화를 추가 조사하고 분석해 후속 보도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김영은 기자 (paz@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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