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불똥 그대로 맞았는데…한은 “中경제 의존 벗어날 것”

“불확실성 지속...구조적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물가안정 중점 둔 정책기조 지속할 것“
13일 금통위 금리인상 유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2.12.20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지만 희망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다”며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가계부채의 수준을 낮추고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 우리 경제 안팎에서 높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국제 원자재값 급등 배경이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이 여전히 안개 속에 있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중단이 경제에 미칠 영향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내에선 고금리 여파에 부동산 경기가 빠르기 위축돼 금융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이 총재는 이같은 위기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대중국 무역 의존도, 가계부채 문제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수출 물량의 25%를 차지한다. 이가운데 지난해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실시해 수요가 급감하고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경기가 부진하자 타격은 고스란히 한국 경제로 전해졌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5월 한중 수교 후 첫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적자 행진을 계속했고 전체 무역수지 역시 4~11월까지 8개월 연속 적자였다. 이 총재는 “(올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중인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부동산 관련 금융은 오랫동안 형태만 달리하면서 반복적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1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또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올해 금리인상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져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화될 것을 감안해 한은과 재정당국 등 관계기관이 경기 연착륙을 위한 협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란 뜻이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올해 한은이 조직혁신 방안을 본격 실행하는 만큼 조직문화 개선과 내부경영 혁신을 위한 직원들의 능동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