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로, 함께]②"공동체 삶 위해 '정치권' 변해야"…국민 100명이 답했다

이윤정 2023. 1. 1. 20: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대~50대 국민 100명 설문조사 결과
'함께라는 인식의 전환' 가장 필요
'아무것도 안하려는 팀원' 협업 방해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코로나19 범유행은 우리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졌다.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고민도 그 중 하나다. ‘혼자만 잘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 시기를 거친 사람들은 깨달았다. 물론 개인주의로 팽배했던 이 사회가 순식간에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 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인식의 전환은 물론 인프라와 정책적 지원, 다양한 갈등 등 선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다. 이데일리가 우리 국민 100명(20~50대)을 대상으로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우리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사회 전반의 다양한 갈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리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사회 인프라는 충분한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들어봤다.

함께 사는 사회라는 ‘인식 전환’ 필요

응답자 대다수는 무엇보다 ‘인식의 전환’을 우선 순위로 꼽았다. 응답자들(43.5%)은 가장 변화가 필요한 부분으로 ‘함께 사는 사회라는 인식의 전환’을 꼽았다. 이어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28.5%), ‘공동체 삶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 있는 리더’(15.5%), ‘이웃과 교류하는 커뮤니티(동호회) 활성화’(12.5%) 순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인권 감수성 관련 필수 교육 필요’를 비롯해 ‘나 먼저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나와 다른 의견도 귀 기울여 듣기’, ‘리더 또는 꼰대 문화의 변화’, ‘내로남불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법 집행’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우리 사회는 2000년대 이후부터 공동체적 가치보다 각자의 이익에 더 민감한 사회로 변했다”며 “이제는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때라고 스스로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응답자들은 가장 변화가 필요한 집단으로 ‘정치권’(58.4%)을 지목했다. 또 ‘이익을 독점하는 대기업’(15.2%), ‘자신들만 생각하는 잘못된 가족주의’(14%),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려는 지역사회’(12.4%)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로는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에 대한 보살핌’(40.3%)을 꼽았다. 이어 나 혼자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34%), 전 세계 네트워크 구축과 지속적인 교류(17.6%)와 함께 꾸준한 기부가 필요하다(8.1%)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것에 응답자들은 공감했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정부의 역할로 ‘홍보와 각계의 사회적 합의 강화’(33%)를 꼽은 가운데 ‘돌봄 확대’(25.3%), ‘소외계층에 대한 물질 지원’(23%), 그리고 ‘정부의 적절한 제재와 규칙’(18.7%) 등을 제안했다. 소외계층에 대한 일자리 기회, 국민의 의견 수렴과 소통, 민생 해결, 상식적인 복지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션(왼쪽)과 정혜영 부부(사진=션 인스타그램).
2030 개인주의 성향↑…갈등 해결도 ‘리더 역할’ 중요

‘더불어 사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개인주의’를 지양해야 한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20대(41.7%)와 30대(21.6%) 등 MZ(63.3%) 세대를 개인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세대로 생각했다. 이어 10대 15.7%, 50대 이상 13.6%, 40대 7.4% 순이었다. MZ세대를 꼽은 이유로는 “자기 자신을 다른 가치보다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 혹은 “외동이 많은 세대의 특성”,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 속에 끼인 세대”, “어릴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큰 것 같다”고 생각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많은 사람이 젊은 세대를 ‘싱글 이코노미’ 세대로 부르는 등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세대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공존과 공생을 강조하다 보면 함께 어울려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협업’은 공동체 생활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 10명 중 4명(41.7%)은 ‘아무것도 안 하려는 리더나 팀원’을 협업할 때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 함께 일하는 팀원과의 불협화음(26.6%), 상사의 무리한 지시(19.2%), 혼자 돋보이려는 리더나 팀원(12.5%) 등도 협업을 힘들게 한다고 느꼈다.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갈등 상황이 생기기 마련. 응답자들은 갈등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3명(36.2%)은 ‘리더의 현명한 대처와 혜안’을 선택했다. 또 ‘갈등 당사자와의 대화’(30.7%), ‘팀원들의 적극적인 의견 제안’(20.1%), ‘기관의 적절한 중재’(10%) 등이 뒤를 이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갈등 요소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커지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불평등 해결을 위해 복지 정책과 재정적 측면을 늘리면 되고, 이념적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투명성과 공개성을 바탕으로 한 정치권에 대한 신뢰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우리 사회에는 나눔을 실천하며 몸소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인물로 ‘션과 정혜영 부부’(13.6%)를 떠올렸다. 이어 가수 아이유(6.8%), 배우 김혜자(3.4%), 문재인 전 대통령(3.4%)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도 있었다. 또한 쪽방촌 봉사자, 자원봉사자, 천원 밥집을 운영하는 할머니 등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언급한 이들도 있었다. 가수 션은 “나눔은 행복의 연장선”이라며 “더불어 사는 삶에 저희 부부를 떠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