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 속에 가려진 가슴 아픈 역사, 사이판 북부 투어

YTN 2023. 1. 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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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내내 따듯한 날씨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섬, 사이판.

사이판은 다양한 호텔 등 상업 시설이 모여 있는 중남부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북부로 크게 나뉘는데요.

눈부신 풍경을 선사하는 북부는 그 이면에 전쟁의 아픔을 새긴 곳이기도 합니다.

2차 세계 대전의 격전지로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이 점령했다가, 미군에 탈환된 사이판.

반짝이는 경관 뒤에 전쟁의 잔흔이 감춰진 사이판의 두 얼굴을 만나봅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마피산의 한국인 위령 평화 탑.

1981년, '해외 희생 동포 추념 사업회'에서 세웠습니다.

일제에 의해 사이판으로 강제 징용됐다가 태평양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한인 5천여 명의 넋을 기리는 조형물입니다.

탑 맨 꼭대기에 있는 평화의 상징 비둘기는 한반도 쪽을 향하고 있는데요.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생을 마친 이들의 영혼이나마 고향 땅에 닿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습니다.

한때 사이판을 점령했던 일본의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한국인 위령 평화 탑 바로 옆에는, 미군에 밀리면서도 마지막까지 저항한 일본군 최후사령부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포탄 세례로 곳곳에 구멍이 뚫린 탱크 등 당시 무기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참혹했던 전투가 눈앞에 그려지듯 전쟁의 상흔이 생생한데요.

마피산 서쪽 절벽인 '자살 절벽' 역시 전쟁의 참상이 새겨진 곳.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 패배한 일본군이 투항은 곧 조국에 대한 배신이라 여겨 이 절벽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해서 '자살 절벽'으로 불리는데요.

군인은 물론 민간인, 심지어 아이들까지, 당시 사이판에 거주하던 일본인 천여 명이 몸을 던진 곳도 있습니다.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며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만세 절벽'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절경이 뛰어난 곳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구가 있는 북마리아나 제도인 만큼, 짙고 푸른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경치 뒤엔 이처럼 어두운 역사가 깃들어 있는 거죠.

사이판의 절경으로, 북부 여행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새섬입니다.

바닷새의 낙원이기도 하고, 섬 주변으로 밀려드는 파도의 모양이 새의 날갯짓과 비슷하다고 해 '새섬'으로 불리는데요.

지금 저기 보이는 곳이 바로 새섬인데요. 이곳 원주민들은 저 모양이 마치 육지를 바라보고 있는 거북이를 닮았다고 해서 거북바위라는 명칭이 있기도 합니다.

석회암의 특성상 구멍이 많다 보니 새들이 둥지를 만들기 적합해 해 질 무렵이면 바닷새들이 모여듭니다.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사이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타포차우산.

해발 474m로 사이판에서 가장 높아, 전쟁 때도 주요한 망루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이곳에 서면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사이판에서 가장 높은 타포차우산 정상인데요. 이 섬에서 더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길 기원하는 예수상이 여기 이렇게 서 있습니다.

우리나라 서해의 안면도 크기만 한 작은 섬이 품고 있는 아픔과 아름다움.

하루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데요.

찬란하게 펼쳐진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수많은 희생으로 얼룩진 참혹한 전쟁의 상처도 함께 있는 곳, 사이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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