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앵커, 정진석 '불공정 인터뷰'에 "사실에 안맞는 부당한 비판"

조현호 기자 2023. 1. 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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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KBS 유최안 인터뷰에 "경영계 입장 보도 안해, '뉴스농단' 수준"
이틀뒤 노동부장관 인터뷰 반대입장 방송, 반대 입장 질문도
이재석 앵커 반박 "총체적 평가않고, 특정시점만 떼어 품평? 잘못된 비평"
KBS 보도책임자는 답변없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영방송의 보수 패널의 공정성을 문제삼은 데 이어 이번에는 KBS의 불공정 보도가 시정되지 않는다면서 '뉴스농단'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이에 불공정 인터뷰 방송을 했다고 지목된 KBS 앵커가 사실에 맞지 않는 부당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KBS의 불공정 보도가 시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뉴스농단 수준”이라며 최근 KBS 보도 3건을 들었다.

특히 정 비대위원장이 첫 번째 사례로 든 '지난 주말(지난해 12월25일) KBS '뉴스9'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 인터뷰를 8분48초 내보냈다고 전했다. 이 인터뷰는 KBS 이재석 주말앵커가 직접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 통영 고성 조선하청지회 부회장 인터뷰를 말한다.('뉴스를 만나나-단식 농성 26일째…유최안을 만나다'(온라인 기사 제목-'[뉴스를 만나다] “월급 250만 원인데 470억 원 소송” 주장')) 정 비대위원장은 이 인터뷰를 두고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다루면서 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의 인터뷰를 8분48초 동안 내보내면서…'노란봉투법'이 처리되면 불법파업이 줄고 노사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는 민노총의 일방적인 입장만 보도했다”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파업 건수가 늘고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영계의 우려는 단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썼다.

이 주장은 공정언론국민연대의 27일자 모니터보고서 내용과 일치한다. 이 단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신청 10건 가운데 하나로 KBS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를 불러 '노란봉투법' 찬성 의견만 방송한 사례를 들었다. 이들은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직접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1명만을 불러 장시간 동안 한쪽의 의견만을 들었다”며 공정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재석 KBS 주말앵커가 지난해 12월25일 방송된 KBS 뉴스9의 뉴스를 만나다 코너에서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 통영 고성 조선하청지회 부회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 영상 갈무리

이에 인터뷰를 진행한 이재석 앵커는 인터뷰의 장르를 이해하지 못한 사실과 다른 부당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이재석 KBS 주말앵커(기자)는 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인터뷰라는 장르에 대한 (정 비대위원장의) 몰이해”라며 “정 비대위원장 논리대로라면 매번 찬반을 주장하는 사람이 같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 밖에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 앵커는 찬반 양론이 대립하는 사안이 있을 때 “(양쪽을) 모두 부를 수 있으면 모두 부르는 거고, 어느 한 쪽의 사람의 입장을 듣자면 들을 수 있고, 나중에 반론을 가진 사람의 입장을 들으면 된다”고 밝혔다.

이 앵커는 이틀 뒤에 이정식 노동부장관이 출연해 경영계와 정부 측의 반론을 편 점을 들어 “그런 식으로 총체적으로 봐야지, 어느 특정일만 똑 떼어서 왜 이날 이 사람을 불렀느냐는 것은 인터뷰 장르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일”이라며 “인터뷰는 긴 기간을 갖고, 해당 프로그램을 총체적으로 봐서 균형감이 있느냐 총체성이 있느냐 에 대해 분석해야 하는 것이지, 특정일 특정시간을 똑 떼어서 그것 만으로 품평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비평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 앵커는 성탄절에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국회 앞에서 극한투쟁을 벌이는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불러 인터뷰한 것이라면서도 “물어볼 때 노란봉투법 찬반 양론이 갈리니 반대하는 입장을 전해주면서 (질문하고) 거기에 대해 재반론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인터뷰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앵커는 예를 들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인터뷰를 한다면, 반대 입장에 있는 장제원 의원등 윤핵관도 이후 의사가 있다면 당연히 인터뷰하겠지만, 끝내 안 나온다면 어쩔 수 없이 이 전 대표만 인터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앵커는 “인터뷰는 늘 그렇게 진행되는 것인데, 총체적으로 긴 기간을 생각하지 않고 특정일 특정 시간만 똑 떼어서 얘기하는 것은 매우 사실에 맞지 않는 부당한 비판이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KBS는 유최안씨 인터뷰 이틀 뒤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을 KBS에 불러 반대 입장에 대한 견해를 방송했고, 유씨 인터뷰에서도 노란 봉투법에 반대하는 재계 등의 목소리를 질문해 그에 대한 재반론도 실었다. 이재석 앵커는 지난해 12월25일 인터뷰에서 “반대하는 논리 중에는 노란봉투법이 만들어지면 불법 파업을 너무 조장하는 거 아니냐고 얘기하기도 한다”, “외국에는 이런 법이 없다는 식으로 반대하는 쪽에서 얘기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해 주시겠느냐”고 질문했다.

또한 KBS는 그달 27일 '뉴스9' '[앵커 대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노동계 현안 어떻게 풀까?'에 이 장관을 스튜디오에 불러 이소정 앵커가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인 '노란봉투법' 질문을 드리겠다, 파업 피해 책임을 왜 노동자만 져야하느냐는 주장에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느냐”, “노동자가 회사랑 이야기하고 싶은데 하청업체랑 얘기하라 그러고, 대화를 거절하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파업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는 등 반대편의 입장을 질문하고 이 장관의 답변을 방송했다.

▲이소정 KBS 앵커가 지난해 12월27일 방송된 KBS 뉴스9에서 이정식 노동부장관을 초청해 현안 대담을 진행하면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반대 입장 등을 묻고 있다. 사진=KBS 뉴스 영상 갈무리

방송에서 이 장관은 “일부에서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을 하는데 이거는 불법에 대한 책임 묻게 되는 것이 헌법정신”이라며 “헌법정신과 우리나라 노동법 노사관계법 근거를 흔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또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하청도 사용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원청이나 다른 사람이 하는 것도 자발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법이 막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정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이밖에도 KBS가 이태원 참사 '닥터카' 탑승 논란 당사자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을 인터뷰한 내용 일부를 논란이 된 뒤 수정한 것을 문제삼았다. KBS가 지난해 11월2일 온라인 인터뷰 기사(취재K 온라인 보도 '30일 새벽, 이태원에 도착했더니…')에서 신 의원이 “저는 경증, 비응급 환자의 이송을 담당했습니다”라고 말한 부분을 지난 논란이 일고 신 의원 발언 가운데 '저는'이라는 표현을 '저희 팀은'으로 슬그머니 수정했다고 정 위원장은 주장했다. 정 위원장이 “신 의원의 거짓말 인터뷰를 방송한 것도 모자라 '사실 은폐'에까지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또한 세 번째 사례로 밀정의혹 김순호 치안정감 관련 보도를 두고 “KBS는 아무 근거도 대지 않고 '인노회(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의 일방적 주장만을 받아 썼다”며 “이번 뿐만이 아니라 KBS는 김순호 치안정감 밀정 의혹을 확대 재생산해 왔다. 인노회는 법원이 인정한 주사파 조직이다. 주사파 입장에서 '밀정'이면, 우리 국민 입장에선 '애국자' 아니냐,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인지 의심케” 한다고 썼다. 정 비대위원장이 말한 보도는 지난해 12월21일자 '뉴스9'의 '밀정 의혹 김순호 초고속 승진' 등을 빗대어 방송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례를 들어 정 비대위원장은 KBS 메인뉴스를 “뉴스농단 수준”이라는 거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에 KBS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현석 KBS 통합뉴스룸 국장은 미디어오늘의 통화 및 문자메시지, SNS메신저를 통해 정 비대위원장의 주장에 대한 견해를 질의했으나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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