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내 지하철 탑승' 법원 조정안…전장연 수용, 오세훈 거부(종합)

法, 지하철 5분 지연 시위 500만원씩 배상 강제조정
오세훈 "지하철 5분 지연 어불성설"…조정안 무산될 듯
전장연, 2일 오전 8시 삼각지역 지하철 선전전 예고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 이상 운행을 지연시키지 말라’는 취지의 법원 조정안에 대해 “수용한다”는 입장을 1일 밝혔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조정안은 무산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노진환 기자)

전장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서 “유감스럽지만 법원의 조정을 수용한다”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도 사법부의 조정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조정안은 교통공사가 2024년까지 19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전장연은 열차 운행 시위를 중단하는 내용이다.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전장연은 “재판부가 조정한 지하철 탑승을 기꺼이 5분 이내로 하겠다”며 “5분 이내로 탑승하면 장애인의 시민권은 보장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조정안은 엘리베이터 설치 미이행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명시하지 않아 불공정한 조정안”이라고 지적하면서 서울시와 공사 측에 ‘진심 어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5분까지 시위를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며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1년간 (열차 지연으로) 손해를 본 것이 6억원 정도”라며 “내일부터 지하철을 연착시키게 되면 민·형사적 대응을 모두 동원해 무관용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원에서 강제조정안을 내더라도 한 쪽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정식 재판이 진행되는 만큼 전장연 지하철 승하차 시위와 관련한 법적 공방은 지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장연은 오는 2일 오전 8시께부터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숙대입구역 방향으로 지하철 탑승 선전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장연은 “2023년에도 장애인권리예산 반영과 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계속될 권리를 향한 투쟁 ‘지하철 행동’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