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호] "韓 과학기술의 심장" 대덕특구 50주년 열렸다
1973년 연구학원도시로 출범해 국가 혁신성장 견인
우리별1호·다누리·누리호·인공태양 등 성과 주목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 대전시 '과학도시'로 발돋움
'R&D 인프라 풍부' 기업 혁신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심장.' 반세기 역사의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이 한 문구로 정의된다.
2세대(2G) 통신기술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세계 최초 상용화,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전전자교환기(TDX),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 꿈의 에너지 인공태양(KSTAR), 국산 로켓 누리호(KSLV-Ⅱ), K-달 궤도선 다누리(KPLO). 대덕특구에서 나온 이 같은 연구 성과들은 대한민국 과학기술 역사의 한 획을 장식하며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 과학기술 1번지'로 통하는 대덕특구는 1973년 '대덕연구학원도시'로 출발했다. 박정희 정부는 당시 대덕연구학원도시 건설기본계획에 따라 충남 대덕군 일대를 대덕연구학원도시로 지정하고 한국 과학기술의 첨병으로 성장시켰다. 2005년에는 명칭을 '대덕연구단지'에서 '대덕특구'로 변경하고 현재까지 IT융복합, 나노융합, 바이오메디컬, 정밀기기 등 분야에서 주요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대덕특구는 반세기 동안 국가 혁신성장을 이끌며 우리나라를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끌어 올렸고,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인 대전을 명실상부한 과학도시로 발돋움시키는 데도 일조했다.
그 중심에는 대덕특구에 입주한 수많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연구소기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있었다.
◇"ICT 최강국·세계 7대 우주강국" 국내 최대 원천기술 공급지=우리나라를 정보통신기술(ICT) 최강국 반열에 오르게 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각종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며 국민 삶의 질 발전을 위해 앞장서왔다. 대한민국을 휴대전화 강국으로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고, 지난 46년간 무려 373조9000억원(2016년 기준)이라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이끌어 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국제표준특허도 1017건이나 보유 중이다. 2022년 9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ETRI는 지난 5년간(2017-2021년) 국내·외에서 총 1662억원을 특허로 벌어들여 출연연 중에서 총수익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굵직한 연구 성과를 낸 곳 중 하나다. 한때 탈원전 정책 기조로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원자력연은 한국표준형 원전 개발, 핵연료·연구용 원자로 국산화, 방사성 동위원소 기술 선진화 등 원자력 산업의 주춧돌을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기술 연구기관이다. 그동안 원자력 기술 자립과 원자력 수출 산업화에 기여한 것은 물론,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JRTR) 수출은 계약 금액만 1억6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한국 원자력 역사의 한 획을 긋기도 했다.
지난해 가장 주목받은 출연연 중 한 곳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개발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를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시키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상 한국은 1987년이 돼서야 국가 우주개발의 기틀이 된 '항공 우주산업개발 촉진법'을 제정하는 등 주요 우주강국과 비교해 수십년 늦게 우주개발에 뛰어들었다. 1959년 러시아(구 소련)가 달 탐사선 루나(LUNA) 1호를 통해 세계 최초로 달 근접 비행에 성공한 데 이어, 1969년 7월 미국이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것과 비교하면 약 50-60년 가량 늦은 셈이다.
비록 우주개발 후발 주자이지만, 대한민국은 항우연을 필두로 각종 성과를 창출하며 국민들에게 '우주강국'의 꿈을 선사하고 있다. 올해는 1년간 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를 통해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 달 남극의 얼음 관측 등 주요 과학임무를 수행한다. 또 올해 상반기 누리호 3차 발사를 시작으로 한국형 발사체의 신뢰도를 높이고, 국내 산업체에 발사체 체계종합기술을 이전하는 등 우주산업 육성에도 앞장선다. 누리호보다 강력한 차세대발사체도 개발하며, 다목적실용위성 6·7·7A호 발사, 2032년 달 착륙선 성공을 위해 후속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세계적 혁신클러스터' 기업 혁신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대덕특구는 출연연 외에도 2200여개(2020년 조사 기준)에 달하는 입주 기업이 한해 20조 가까이 매출을 달성하며 특구를 지역 주도 혁신성장 거점으로 발돋움시키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덕특구 입주 기업은 2005년 687개에서 꾸준히 늘며 2020년 2243개로 3배 넘게 증가했다. 대덕특구 내 기업부설연구소는 약 1000개 수준으로, 대덕특구 내 기업 중 절반 수준을 차지한다.
기업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4.5% 늘며 2020년 19조2769억원을 달성했다. 대덕특구에 상주하고 있는 매출 100억원 이상 기업은 200여개로, 이중 24개 기업은 연매출 1000억원을 웃돌며 혁신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대덕특구 입주기업 3곳 중 1곳(32.8%)이 고도성장기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대덕특구는 올해 50주년을 맞아 '세계적 혁신클러스터'를 목표로 재도약에 나선다. 50년간 국가 혁신성장을 이끌어 왔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화된 대덕특구를 탈바꿈하고 폐쇄적인 환경으로 인한 교류·소통 부족, 시장과의 연계 미흡 등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인재가 모여들고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수도권 집중 현상을 막고 지역균형발전을 꾀한다는 목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덕특구 재창조는 지역이 국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전환점을 만들어낼 중요한 과제"라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수도인 대전이 대덕특구와 '원팀'이 되어 미래 50년 도약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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