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혁신과 개혁으로 ‘제2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자

2023. 1. 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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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한 현실 속에 맞은 새해
세계를 이끌 신기술 개발과
환골탈태의 개혁 정신으로
'한강의 기적’ 업그레이드를
계묘년 첫 날인 1일 새해 해맞이 축제가 열린 화진포 해변 수평선 위로 태양이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고성군 제공)
기대와 희망으로 맞이하는 새해 새 아침이다. 붉은 태양은 어김없이 짙푸른 동해 바다를 뚫고 치솟아 올랐다. 따스한 햇살과 온기가 세상 구석구석까지 복음처럼 고루 전해져 경기침체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기를 기원한다. 지난해 우리는 지긋지긋한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이자마자 몰아닥친 경제 한파로 더욱더 큰 고난의 터널로 들어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몰고 온 원유와 곡물 가격 상승은 물가폭등을 불렀고, 통화당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대폭 올렸다. 감염병 창궐로 지쳐 있는 민생은 설상가상 이중, 삼중의 고통 속에 빠져 있다.

사상 초유의 472억달러 무역적자와 초저성장이라는, 외환위기 이후 맞닥뜨린 적이 없는 경제적 비상사태가 새해 아침에 우리가 마주한 엄중한 현실이다. 내수위축과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수출 급감으로 기업은 생존마저 걱정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기업은 기업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근래 경험하지 못한 극한의 상황에 놓여 있다. 고난의 파고는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할 수도 없어 가슴만 더 답답해진다.

그렇다고 절망에 빠져 한탄만 하면서 웅크리고 있을 우리는 아니다. 전쟁의 폐허를 단 수십년 만에 복구하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주인인 우리 아니던가. 올해는 동족상잔의 비극적 전쟁의 종지부를 찍고 휴전협정을 맺은 지 70년이 되는 해다. 남북분단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피땀을 흘려가며 국가재건에 나서 세계가 경이롭게 바라보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선대의 희생에 고마워하면서 짧은 시간에 달성한 결과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이제 그 역량을 위기극복에 또 한번 쏟아부어야 할 때다.

윤석열 정부 2년 차인 새해는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해다.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게 전부가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최강국으로 국격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선진국은 우리 앞에 저절로 굴러오는 게 아니다. 국민, 정부, 기업이 서로 이끌고 밀어주며 삼위일체로 단결해야만 가능하다. 민관이 한몸이 되어 목표를 향해 함께 뛰어야 한다.

선진 강국이 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가치는 혁신과 개혁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 개발과 낡아빠진 관행에서 환골탈태하는 것만이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남는 길이다. 윤 대통령은 새해 첫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위기와 도전이 세계 경제를 휘몰아칠 때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발굴한 나라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위기를 혁신으로 돌파한 나라가 강국으로 거듭난다는 역사적 교훈을 상기시킨 것이다.

전통적 제조업만으로는 한국의 미래를 환히 밝히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제시한 대로 IT와 바이오산업, 우주항공, 인공지능, 방산, 원자력, 탄소중립, 엔터테인먼트 등 미래산업에서 범접할 수 없는 기술혁신을 이뤄내야 우리의 앞날이 풍요로워진다. 우리는 계묘년 새해를 후손에게 물려줄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자고 제안한다. 그 막대한 임무가 우리의 어깨에 걸려 있다. 당장 힘든데 어떻게 혁신에 힘을 쏟을 수 있느냐고 하지 말자. 혁신은 위기극복을 위한 최선의 수단임을 알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미래세대가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도전하고 그 도전이 꽃피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번 지당한 언급이다. 스타트업은 혁신의 싹이 크고 자라는 텃밭과도 같다. 앞서가는 선진국들은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할 환경을 만들어주고 실패하더라도 기를 꺾지 않고 재도전 기회를 준다. 기존 기업들의 미래기술 개발에도 최대한의 지원을 베풀어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존중하고 기업의 기를 살려주는 것은 혁신을 위한 기본 전제임을 정부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새해에는 정부가 공언해 왔던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의 기틀을 먼저 다져야 한다. 더 나아가 기필코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개혁에는 필시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저항을 협력으로 유도하고 개혁을 대다수 국민의 성원 속에 완수하는 것은 정부 역량에 달렸다. 개혁을 입으로만 외쳐대다가 결국에는 용두사미로 끝난 이전 정부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강력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비난을 들어도 한길로 가겠다고 천번만번 다짐해야 겨우 중도하차를 면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성공한 개혁의 공통점은 최고지도자의 출중한 리더십이다. 반대세력을 끊임없는 대화로 설득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개혁의 사령탑인 대통령이 중심이 된 강력한 컨트롤타워는 필수의 전제조건이다.

새해 첫날 해가 뜨기도 전에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대며 도발을 이어갔다. 핵을 앞세운 북한의 위협뿐만 아니라 우방마저 우리의 희생을 강요할 만큼 대내외 환경은 살벌하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긴밀하게 대처하는 지혜로운 외교전략이 절실하다. 해묵은 이념투쟁과 무뇌적인 정치인들의 이전투구가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지 벌써 걱정스럽다. 국내외 난제들에 대동단결로 맞서도 모자랄 판 아닌가. 한 걸음만 물러서 양보하며 대립과 분열을 화해와 통합으로 이끈다면 희망으로 충만한 새해가 되리라.

역대 최악의 여건은 어느 때보다 굵은 땀방울을 요구하고 있다. 굳세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의지를 잃고 희망마저 스스로 포기한다면 선진국은커녕 후퇴와 퇴보라는 치욕스러운 역사를 남길 수 있다. 우리의 부모들은 훨씬 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빛나는 대한민국을 물려주었다. 이를 되새긴다면 잠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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