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인플레이션과 임금인상 자제 필요성

서혜진 2023. 1. 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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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희망을 갖고 새 출발할 시점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몰아닥친 경기한파로 희망을 말하기 부담스럽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중국 대봉쇄로 공급망 차질이 생기며 인플레이션에 불이 붙자 연준은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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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인플레이션과 임금인상 자제 필요성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희망을 갖고 새 출발할 시점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몰아닥친 경기한파로 희망을 말하기 부담스럽다. 각국 통화당국은 급격히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치솟는 물가에 한가로운 평가를 하던 때가 불과 1년반 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중국 대봉쇄로 공급망 차질이 생기며 인플레이션에 불이 붙자 연준은 돌변했다. 지난해 3월 0.25%p 인상 후 곧이어 0.5%p 인상을 단행하더니 4회 연속 0.75%p씩 올리는 강수를 뒀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전년동기 대비 9.1%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11월까지 7.1%로 떨어졌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대로 내려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억제됐다고 판단할 때까지 금리를 올릴 방침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11월 30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에서 금리인상 효과를 상품 가격, 부동산 서비스 가격, 기타 서비스 가격 등 3가지로 나눠 조명했다. 상품 가격은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와 수입물가 하락으로 오름세가 꺾였고, 부동산 서비스 가격은 신규 임대료 상승이 둔화되면 올해 후반부터 오름세가 꺾일 것으로 봤다. 반면 기타 서비스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임금상승률이 높아 노동시장이 물가관리에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고 봤다.

미국 노동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해 임금상승률이 5%를 넘어서며 팬데믹 이전 평균 상승률인 3.3%를 훨씬 웃돈다. 파월은 현재 노동력 부족이 이민 규제·코로나 사망자 급증 등으로 노동연령 인구 증가율이 하락하고, 팬데믹 후유증·감염 우려 등으로 노동 현장에 나오길 꺼리거나 주식·부동산 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이 노동참여를 기피해 노동참여율이 저하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파월은 노동력 공급을 늘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므로 노동시장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노동수요 증가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봤다. 이러한 분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조 영향력이 큰 우리로서는 임금투쟁이 걱정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1% 올랐고, 올해도 그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어서 정책 운용에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물가오름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고 공공요금 인상 등이 대기하고 있어 앞날이 어둡다.

파월 의장이 지난해 8월 잭슨홀 미팅 후 연설에서 강조했듯이 물가안정 없이는 지속적으로 강한 노동시장 조건들을 성취하기 어렵다. 어려울 때일수록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디 임금인상이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다시 물가상승이 임금투쟁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

조영제 법무법인 광장 고문 전 한국금융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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