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알생] "700명 지원에 한두 명만" 고용한파 시름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고용시장도 얼어붙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잇따른 희망퇴직 소식에 이어 공공기관에서도 14년만에 정원을 줄이기로 했는데요. 이제 사회로 나가야 할 청년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생활경제, 송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28살 김미연 씨는 '중고 신입'을 노리는 취업준비생입니다.
김씨는 2020년 초, 1년 7개월간 다닌 바이오회사를 나와 한 대학에 편입을 했고, 자격도 더 갖췄습니다.
현재 제약회사 입사를 준비 중인데 취업이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김미연/취업준비생 : 서류는 학교랑 아르바이트 병행하다 보니까 서른 개 이상밖에 못 썼고 최종 면접까지 간 건 두 군데…]
하지만 결국 불합격했습니다.
[김미연/취업준비생 : 경력직인 분들까지도 신입 채용으로 몰리고 있고. {훨씬 좀 힘들고 경쟁이 심하다, 이렇게 느끼시는 거군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채용 인원이 그냥 다 줄었어요. 한두 명 뽑는 자리에도 700명 정도 지원하는 게 너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고.]
이렇듯 고용시장에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재직 중인 사람도 예외가 아닙니다.
유통업계와 금융권을 중심으로 줄줄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공기관 정원도 14년 만에 약 3% 줄이기로 했습니다.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규모가 큰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전력공사 등에서 감축 폭이 큽니다.
정부는 신규 채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지만, 가뜩이나 얼어붙은 취업 시장이 더 어려워질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공시생들이 모여있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입니다.
이곳에서 학생들의 반응을 한번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매우 달갑지 않은 소식이겠죠. 물론, 국가적인 입장에서 공공부문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그런 함의성은 있겠지만…]
[조용현/서울 노량진동 : 솔직히 한 해 한 해 (고용 정책이) 달라질 때마다 뭔가 가슴이 좀 철렁하죠. 많이 힘들겠구나라는…]
특히 전문가들은 청년 실업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장 : 청년 실업이 심해진다는 건 한 허리가, 우리 사회의 경제 주체가 단절된다는 거거든요. 사회유지 기능, 그리고 재생산이랑 연결되기 때문에…]
또 대학에 다니고 있을 때부터 정부의 직간접적인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장 : 대학 재학 과정에서 내일배움카드를 제외하고는 교육 훈련받을 수 있는 상황이 없고 노동시장제도, 산업 정책, 청년 정책 그리고 교육훈련지원금까지 포괄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로 졸업을 미루는 학생이 늘고 있는데 대한 대책도 시급하단 지적입니다.
스물다섯 살 김혜선 씨도 원래 지난해 2월 졸업할 예정이었지만, 1년 미뤘습니다.
[김혜선/취업준비생 : (선배들이) 졸업을 해서 이제 무직 상태로 있는 것보다는 졸업 유예나 그런 걸 통해서 학교에 남아있는 게 더 낫다고 해서…]
대학교육연구소가 국공립 및 사립대학 61곳을 조사한 결과 67%가 졸업유예제도를 운영하고 있었고, 이 중 절반가량은 졸업유예금을 걷고 있었습니다.
비용은 등록금의 최대 12.5%로 10~20만원대 수준입니다.
[임은희/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에겐 적은 금액이라도 그 자체가 부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졸업 유예금은 점차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정부가 예측한 올해 일자리 증가 규모는 지난해의 8분의 1 수준인 10만여 명.
그럼에도 청년들은 희망을 꺾지 않고 있습니다.
[신동윤/서울 노량진동 : 아무래도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좀 암담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겠지만 (취업문이) 좁혀졌더라도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일단 해보겠다.]
(영상취재 : 이지수, 영상디자인 : 조승우·조성혜, 인턴기자 : 이희진·송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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