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전자 됐더라도… 여전히 `썩어도 준치`

이윤희 2023. 1. 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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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주가 30% 이상 폭락해도
3년 연속 매수 1위… 개미 원픽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증권가 "지금 분할매수 적기"
연합뉴스

명실상부한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600만명에 달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30%가량 폭락했다. 증시 침체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하락을 거듭한 삼성전자는 어느새 다시 '5만전자'가 됐다. 한때 10만원을 넘보던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액면분할 당시보다 조금 높은 수준까지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개인 투자자의 '원픽(최선호주)'은 여전히 삼성전자였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2021년 말 7만8300원에서 작년 말 5만5300원으로 29.37% 하락했다. 지난해 개장일인 1월 3일 종가 7만8600원 대비로는 29.6% 빠진 수치다. 코스피 지수가 같은 기간 24.8% 빠진 것과 비교해도 삼성전자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 2년간으로 시계를 넓히면, 지난해 삼성전자 종가는 고점인 지난 2021년 1월 11일 종가(9만6800원) 대비 42.9% 하락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개인들은 555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3년 연속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592만2693명이다. 2년 새 주주는 447만명이나 폭증했다. 1300만 국내 증시 투자자 둘 중 하나는 삼성전자 주주라는 말이다. 발행 주식의 66%를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는 여전한 '원픽'이다. 개미들은 연초부터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작년 4분기 부진한 실적과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낼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은 67조1000억원으로 종전 추정치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 역시 6조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위민복 연구원은 "IT제품 수요 감소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며 "시장 내 경쟁 심화로 판매가가 급격히 하락했고, 핸드셋 부문 역시 수요 악화로 출하량이 전망치를 하향했다"고 전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는 반도체 업황은 과잉 재고가 정상화될 2023년 2분기말, 3분기 초까지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후 고객들의 재고 재축적이 시작되면서 4분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고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1분기 후반 종료된다면 이를 전후해 상승 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 말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단 추세 상승 이전까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는 저점 분할 매수 기회를 잡으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3분기 이후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에도 메모리 반도체 성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하반기 가파른 실적 회복을 기대해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달리 반도체 경기하락시에서 투자를 유지해 업황 반등 시 이익 증가와 함께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수요 감소를 주도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 거시경제 이슈가 예상보다 빨리 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주력 사업인 메모리의 경우 칩 메이커들의 재고 수준은 상당히 높지만 고객사들의 재고가 정점 기록 후 감소하고 있다.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10월 이후 반도체 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라면서 "지금은 바닥 형성 기간으로 상반기 터닝 포인트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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