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시장 전망] "V자반등 기대 접어야… 약세장 속 반도체주 노려볼 만"
코스피 2000선 붕괴의견도 나와
인터넷 등 '낙폭 큰 성장주' 추천
새해가 열렸지만 전세계 증시는 'R(경기침체)의 공포'에 숨죽이고 있다.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통화 긴축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해로 기록될 지난해 국내 증시도 '삼천피'를 물리고 내려앉은 이후 회복하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증권가에서는 올 한 해도 경기침체의 그림자 아래 박스권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상반기 중 증시가 최저치를 기록하다 하반기에 들어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과, 상반기 중 하락폭이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나 중반 이후 실물 지표의 부진이 증시를 억누를 것이라고 하는 '상고하저' 의견이 모두 나왔다. 어떻게 보아도 지난해보다 추가 하락할 위험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V자 반등은 없다"= 1일 디지털타임스가 국내 17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하나·키움증권 등) 리서치센터장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올해 코스피지수 전망치 밴드는 1940~2850포인트까지 폭 넓게 나타났다. 대다수는 브이(V)자 반등에 대한 기대는 잠시 접고 약세장을 대비할 것으로 권고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 영향에 따른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실적 조정 전망은 아직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올 초 증시는 최악의 상황을 겪은 후 반등을 모색하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판단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경기 악화로 인한 물가안정이 통화정책 완화로 이어지며 저점을 통과한 이후, 빠르면 2분기부터 분위기가 반전되며 하반기부터는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코스피지수 2000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엔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나 하반기엔 하락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최저 194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연초 금리와 환율 변동성 완화, 경기선행지수의 저점 통과,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의 소비와 고용, 한국의 수출 등 실물 지표가 부진하면서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낙폭 큰 성장주와 반도체주에 주목"= 올해 유망 업종으로는 하락폭이 컸던 성장주와 반도체주, 그리고 중국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관련주들이 꼽혔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추세적 금리 하락으로 인터넷, 게임, 바이오 등 낙폭이 컸던 성장주의 만회를 주목할 만하다"면서 "중국 리오프닝으로 여행, 항공, 화장품, 화학, 카지노 등 중국 관련 경기 민감주도 주시하라"고 조언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간 주가가 부진했던 반도체주가 하반기 제품가격과 업황 회복 기대감을 선반영할 것이다. 외국인 순매수 전환시 대표적 수혜 업종"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잠재 부실은 여전하지만 정부의 지원 의지가 강해 심각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 PF 만기가 몰려 있으나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강원도가 쏘아 올린 레고랜드발 유동성 위험은 일단 고비를 넘긴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계속 둔화하고 있는 부동산 경기가 진정되지 못한다면 부동산 PF와 관련된 잠재 부실이 계속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큰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신중을 당부했다.
김동원·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파른 금리 인상의 여파가 2010년대와는 전혀 다른 금융시장 환경을 만들고 있다. 빅테크 중심의 일부 업종·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적절한 투자 방식이었지만 2010년대와는 달리 주식시장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보다는 업종별 순환매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의 분위기나 업종의 현황을 바탕으로 하는 '톱다운' 투자로서는 주식은 매력이 없다"면서 "다만 가격조정이 선행됐고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기업 중심으로 의외의 종목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바텀업' 대응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는 모든 산업을 압박할 것이므로 산업으로 접근하기보다 경기침체에 강한 방어력을 보이는 종목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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