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기후변화 등 문제 해결책 제시 기업 인류의 선택 받게될 것"

조현준 "고객 몰입 경영해야"
박정원 "적극·도전적 자세를"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각사 제공

그룹 총수 신년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신년사를 통해 새해 경영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복합위기 여파로 올해 경제가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기업은 내실을 다져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각오다.

최 회장은 1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신년 인사에서 지구와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꼽으며 "기후변화·질병·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기업에도 관계가 중요한 시대"라며 "나를 지지하는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는지가 곧 나의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의 크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신뢰를 쌓기 위해 우선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아울러 새로운 국가와 시장을 발굴하는 등 관계와 네트워크의 확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K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이 힘을 모으고 있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등을 계기로 관계의 범위를 넓히고 기후변화·양극화·디지털 격차와 같은 인류 공동의 문제를 풀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고객 목소리 경청 활동(VOC)을 진화시켜 고객 몰입 경영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며 새해 필승 전략으로 '고객 몰입 경영'을 선포했다. 고객 몰입 경영은 경영전략·관리시스템·조직문화·리더십 등 경영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이 가장 중심이 되는 경영을 뜻한다.

그는 "고객이 요구하는 납기·품질 등을 만족시키는 수준을 벗어나서 고객이 예상하지 못한 미래의 니즈까지 찾아내 충족시켜주는 고객 행복 경험을 통해 기업과 고객이 일체화되는 혁신이 이뤄져야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몰입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고객의 목소리를 열심히 듣고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을 다면적·다차원적으로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같은 목표를 향해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켜 나가야 유연하고 빠른 조직문화가 안착된다"며 "지혜와 민첩함을 상징하는 토끼처럼 영민하게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하는 새해로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이날 신년사를 냈다. 그는 "경영환경의 불안요인을 신중하게 살피면서 변화에 즉시 대응하는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업무 일선에선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내실을 다져 기회를 포착하면 먼저 치고 나갈 수 있는 재무적 여건을 상대적으로 잘 갖추고 있다"며 "잘 준비돼있는 자신감으로 미래 선점의 기회를 찾자"고 주문했다.

박은희·이상현기자 eh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