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가톨릭 전통과 교리 수호에 힘쓴 보수 신학자 [뉴스 투데이]
78세에 선출돼 8년 동안 재임
598년 만에 생전 첫 교황 사임
사제들 성추문 눈감아 논란도
“믿음 안에 굳건히 서라” 유언
5일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안장
‘가톨릭 보수파를 이끈 신학자’라는 찬사와 ‘사제들의 성추문을 숨긴 행정가’라는 비판이 공존했던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지난해 12월31일(현지시간) 95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제265대 교황직에 오른 베네딕토 16세는 당시 나이가 78세로 클레멘스 12세 이후 275년 만의 최고령 교황이었다.
베네딕토 16세는 가톨릭 내 보수파를 이끈 뛰어난 신학자라는 찬사가 있는 반면에, 교계 최악의 사건인 사제들의 성추문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않고 무덤까지 끌고 갔다는 비판도 받는다.
재임 기간 은폐됐던 사제 성추문이 잇따라 불거져 나오며 신자들이 대거 떨어져 나갔고, 그로 인해 베네딕토 16세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2012년엔 수행비서이자 집사를 지낸 파올로 가브리엘레가 교황청 내 부패와 권력 투쟁을 보여주는 내부 편지와 문서를 유출해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이후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더는 베드로의 직무를 수행할 힘이 없다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가톨릭 역사상 598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교황직을 내려놓고서 스스로 ‘명예 교황’이라는 칭호를 부여하며 후임 교황에게 무조건 순명하겠다고 언약한 바 있다.
교황청 공보실은 베네딕토 16세가 “어떤 식으로든 내가 잘못한 모든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해 용서를 구한다”는 내용의 영적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다. 즉위 1년 뒤인 2006년 8월 독일어로 작성한 이 유언에서 그는 신자들에게 “믿음 안에 굳건히 서라”고 당부했다.
교황청은 신자들이 작별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이 2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돼 이후 사흘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례 미사는 오는 5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접 주례로 열린다.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의 생전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직 교황 선종 시에는 자세한 장례 절차가 규정돼 있지만, 전직 교황 선종 시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다. 장례 미사 뒤 베네딕토 16세의 관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로 운구돼 안장된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 소식이 알려진 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주변에는 전 세계 취재진과 추모객들이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의 출생지인 독일 생가에도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생가와 베네딕토 16세가 세례를 받은 성당 밖에는 바티칸 깃발 위에 검은 리본이 걸렸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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