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서 잠버릇 나쁘다?…“이것 그냥 두면 키 안커요” [생활속 건강 톡 메디神]
잠 못자면 성장호르몬 분비 안돼
집중력 저하,얼굴모양에 악영향
“크면 다 좋아지겠지” 방심 금물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계속 되면
주 원인은 편도아데노이드 비대
물론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다. 일주일에 두 세번 정도 가볍게 코를 고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지만 일주일에 나흘 이상 코를 곤다면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이는 ‘습관적 코골이’로 분류되는데, ‘곤하게 잘자는’ 것이 아니라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코고는 소리가 문 밖까지 들리고, 자고 나면 잠자는 위치가 바뀔 정도로 몸부림이 심하거나, 자는 동안 숨을 잠깐씩 멈추는 것이 반복되거나, 밤새 입을 벌리고 자거나, 땀을 아주 많이 흘리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아닌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코골이가 심하다고 해서 반드시 수면무호흡증인 것은 아니지만, 수면무호흡증은 대개 코골이를 동반하며,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어린이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하면 ‘어릴 때 잠깐 그런 것이고, 크면 다 좋아진다’고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밤에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잠을 깊이 못자면 성장, 얼굴 모양, 집중력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성장이다. 성장에 아주 중요한 성장 호르몬은 잠잘 때, 그것도 깊은 잠을 잘 때 왕성하게 분비된다. 그런데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으로 깊이 못자거나, 심지어 자주 깨면 성장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 또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인 어린이는 호흡할 때 상대적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열량 소비가 증가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코로 숨쉬지 못하고 입을 벌리고 자며, 낮에도 입으로 숨쉬는 경향이 있다. 이는 턱뼈 성장에 영향을 미쳐 위턱은 앞으로 튀어나오고 아래턱은 목 쪽으로 젖혀진다. 이른바 아데노이드형 얼굴이 되는 것이다. 턱뼈가 이렇게 변형되면 얼굴 모양이 어색한 것은 물론 발음도 나빠질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수면이 부족해지는데, 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도 관련이 있다. 어른은 잠이 부족하면 무기력해지는데 비해, 어린이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과잉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어린이의 수면장애와 ADHD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ADHD 어린이의 상당수가 수면무호흡증을 포함한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수면장애를 치료했더니 ADHD가 좋아졌다는 연구도 많다.
이런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는 어린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대부분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커서 생긴다. 편도는 입을 벌렸을 때 목젖 양쪽으로 보이는 도톰한 부위이며, 아데노이드는 목젖 뒤쪽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출생 후 소아기에 점차 커지다가 다시 작아지는데,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상대적으로 가장 큰 때는 3~8세다. 이 시기에는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큰데 비해 상기도의 근골격계는 더디게 성장해 구강과 기도가 좁아지는 것이다. 또 최근 비만인 어린이도 늘어나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살이 찌면 목 주위에도 지방이 쌓이고 이로 인해 기도가 더 좁아진다.
비대한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수술로 제거한다. 어린이 편도수술은 나이가 만 3세 이상, 몸무게가 15kg 이상일 때 시행한다. 열 살도 안된 자녀가 편도수술이 필요하다면 부모님들은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편도 수술은 9살 이하 어린이가 하는 수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이 시행되며, 그만큼 안전성이 확인된 수술이다.
어린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큰 원인인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를 수술로 치료하면 호흡이 정상화돼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자다가 깨는 일 없이 단잠을 자면 성장 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돼 성장이 촉진되고, 낮에 피로하지 않아 집중력도 좋아진다. 그 결과 학업 성적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것은 덤이다. ‘잘 자야 잘 큰다’는 말은 외적이 성장 뿐만 아니라 내적인 성장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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