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생각 다른 것은 정상"...시진핑, 백지시위 다독이며 '단결' 강조

조영빈 2023. 1. 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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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새해를 맞아 "중국 14억 인구의 단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백지 시위'로 분출된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 여론을 다독이고 경제 성장에 매진할 것을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중국 GDP가 114조9,000억 위안임을 고려하면 지난해 최소 4.4%의 경제 성장이 이뤄졌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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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서 단합 강조하며 불만 여론 누그러뜨리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베이징 중난하이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새해를 맞아 "중국 14억 인구의 단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백지 시위'로 분출된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 여론을 다독이고 경제 성장에 매진할 것을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공개한 베이징 중난하이 집무실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중국이라는 나라는 크다. 각자의 요구가 다르고, 같은 일을 두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생한 '백지 시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말로 반정부 시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억압 대신 일부 수용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중국에선 지난달 정부의 고강도 방역 정책을 비판하는 백지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다. 이에 중국 정부는 기존 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하며 사실상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향했다. 하지만 급격한 방역 완화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는 반면, 의약품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등 사회적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4% 경제 성장 시사

하지만 시 주석은 중국 방역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전례 없는 어려움과 도전을 이겨냈다"며 "현재 감염병 예방·통제 정책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고, 여전히 힘이 들지만 모두 끈질기게 노력해 서광이 눈앞에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악화되는 방역 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을 위해 '단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미래 중국의 힘은 단결에서 나온다"며 "14억 중국인이 한마음으로 뭉치고 하나로 힘을 합친다면 이루지 못할 일도, 넘지 못할 고비도 없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에 대해서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시 주석은 "중국 경제는 강하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기반이 여전히 양호하다"며 "안정 속 발전(穩中求進)'을 추구하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20조 위안(약 2경1,89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중국 GDP가 114조9,000억 위안임을 고려하면 지난해 최소 4.4%의 경제 성장이 이뤄졌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 목표는 '5.5% 안팎'이었다.


각국 중국발 여행객 입국 제한...위드 코로나 전향하고도 고립 형국

한편 중국은 오는 8일부터 해외 출국 희망자에 대한 여권 발급 제한 조치를 대거 해제하며 자국민들의 자유로운 출국을 허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주요국들은 코로나19가 재확산 중인 중국 내 '변이'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며 중국발(發) 여행객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중국발 입국자들의 코로나19 음성 결과 증명을 의무화했으며,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도 입국 규제 강화에 착수했다. 스페인은 모든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음성 결과는 물론 백신 접종 증명서 제시를 의무화했고, 영국은 중국발 승객의 20%를 대상으로 입국 후 감염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위드 코로나로 전향하며 3년 만에 빗장을 푼 중국 자신이 오히려 고립되는 형국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중국은 "각국의 방역 조치는 과학적이어야 하지 차별적이어선 안된다"(지난달 29일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고 밝히는 등 각국의 조치에 불만을 드러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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