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자정 가까운 심야에 '청소년 댄스팀' 공연 동원 논란

(함양=뉴스1) 김용구 기자 = 함양군이 지역 해넘이 행사에 청소년들을 무대에 오르게 해 논란이다.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야 할 지자체가 되레 자정 가까운 시간 이들을 동원해 보호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군에 따르면 12월31일 오후 11시 10분쯤 함양읍 백연리 군민의종 종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열렸다.

군이 주최하고 함양연꽃라이온스클럽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지역 기관·사회단체장과 도·군의원을 포함해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식전공연으로 다볕풍물패가 사물놀이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돋웠다. 그런데 이어 자정쯤 청소년 댄스팀이 무대에 올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역 한 고등학교 학생 8명으로 이뤄진 이들은 3팀으로 나눠 춤과 노래를 각각 선보였다. 공연은 10여분 정도 이어졌다.

현장을 방문한 군민은 "아무리 행사 취지가 좋다고 해도 심야 시간대 군 행사에 학생을 동원하는 게 불편해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합천군은 이날 합천읍 군민대종각 일원에서 타종행사를 열면서 합천어린이풍물단 공연을 오후 9시에 배치해 이런 논란을 피했다.

또 같은 날 거제시는 장승포 수변공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오후 5시쯤 첫 일정으로 청소년 댄스팀이 무대에 올려 학생들을 배려했지만 함양 행사에서는 이런 모습이 부족했다.

청소년 야간 공연 활동을 직접적으로 금하는 법안은 없다. 다만 청소년 보호 관련 법은 '부모 동의'를 전제로 제반 활동을 허락하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다.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경우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활동을 제한한다. 15세 이상은 친권자와 본인 동의를 얻어야 야간 활동이 가능하다.

미성년자가 이 시간대 일을 할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에 따라 15세 이상은 부모 동의가 필요하다. 두 법안 모두 '부모 동의'를 청소년 보호 최소 장치로 보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도 이날 행사를 주최한 함양군은 '부모 동의' 절차가 이뤄졌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군 관계자는 "주관 단체에서 학생들을 직접 섭외했는데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섭외에 도움을 준 체육 교사 등을 통해 부모 동의 과정을 거쳤는지 확인해보겠다"고 해명했다.

raw@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