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1년 간다"…4대 금융지주 회장이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 4인...기준금리 인하 시점 4분기 이후
주담대 상단금리는 고점찍고 7% 이하로 떨어져
한계차주 부실ㆍ자금시장 유동성 경색 등 대비
[이데일리 전선형 이명철 기자]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조정, 수출 부진 등으로 한계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대출 부실 가능성, 자금·신용경색 확대로 금융권도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작년 빠르게 인상된 기준금리는 속도 조절 국면에 진입했고,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자금시장과 크레딧 시장 경색, 이자부담 증가로 위험요인이 크다”며 “올해 상반기 금리인상이 일단락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기준금리는 올해 1분기 3.50~3.75%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봤다. 한 두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미국의 높은 인플레로 연준의 ‘높고 길게(Higher for longer)’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로, 한국은행도 동반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국내외 금리차이, 국내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3%대 중반 이상의 금리인상 시나리오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데 동의했다. 다만 4대 지주회장 모두 이러한 금리인상 상승 기조는 상반기 안에 마무리할 것으로 봤다.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함 회장은 2024년, 손 회장은 올해 4분기 이후, 윤 회장과 조 회장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금리에 대해서는 올해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7%를 넘긴 대출금리는 점차 떨어진다는 예측이다. 대출금리는 금융채 등의 시장금리 여파를 받는데,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보다 선행하는 특징이 있다.
손 회장은 “현재 5.17~7.72%의 범위에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12월 19일 5대 시중은행 평균)는 점차 낮아져 상반기 7%(금리 상단 기준)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완화 가능성, 경기둔화 우려 등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둔화기 지속…최대 이슈는 ‘리스크 관리’
시장금리 추가 상승폭이 제한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경기 침체 우려가 크다는 반증이다. 윤 회장은 “2020년 이후 급증한 부채 수준과 금융시장 유동성은 통화긴축 과정에서 상당기간 경기침체를 유발하고, 크고 작은 위기를 초래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12개월 이상의 침체기를 진단했다. 조 회장은 “주요국 고강도 통화긴축과 중국의 코로나 확산, 지정학적 갈등 장기화로 침체기는 6개월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함 회장은 “수출은 주요국 성장둔화,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위축될 것이고, 제조업 역시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전반적인 국내 경기는 이미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며 “6개월 이상의 침체기를 맞을 것”이라고 봤다.
손 회장은 ‘침체기’가 아닌 ‘둔화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실물경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악화되는 경기침체는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며 “예를 들면 기업투자는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하고 있고, 소비도 서비스를 중심으로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 금융권의 경영 핵심은 ‘리스크 관리’다. 경기가 침체기에 진입한 만큼,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어떻게 적극적으로 극복, 관리하냐가 내년 금융지주 실적의 성패를 가른다는 설명이다.
윤 회장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성장해 온 가계·기업 부채의 건전성 관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조 회장은 “한계 차주의 부실 급증, 부동산시장 침체, 경기부진 및 채권 만기도래 집중에 따른 유동성 경색 등이 올해 최대 리스크 요인”이라며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함 회장도 같은 원인 분석을 전제로 “이러한 위기속에서 시장변화를 모니터링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손 회장도 “경기둔화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며 “올 상반기까지는 내실경영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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