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무역적자에 흔들 韓 경제회복, 수출에 달렸다
14년만에 첫 무역적자 비상
정부도 수출 살리기 총력전
무역금융 360조원으로 확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무역수지가 새해 경제 회복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무역적자는 472억달러(약 60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4년 만의 연간 무역적자다. 이처럼 대규모 무역적자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느냐, 아니면 추세적 현상으로 지속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의 운명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역대급 무역적자는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로 수입이 수출을 크게 상회한 영향이 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683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보다 6.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주요 품목에서는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이차전지 등이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전기차·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경우에는 수출 실적과 함께 수출 비중도 크게 늘었다. 다만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액을 지난해보다 3.1% 감소한 6717억달러로 관측했다. 산업연구원은 "원·부자재 가격의 하락과 원화 약세로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겠지만, 반도체 산업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을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무역적자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안정세로 지난해보다 감소한 266억달러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에 정부도 '수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수출 지원 대책을 강조하며 "해외 수주 500억달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무역금융을 360조원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입의 경우 지난해 총 7311억8000만달러에 이르렀다. 2021년과 비교해 18.9%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은 1908억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4분의 1을 넘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472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월간 무역적자도 지난달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수출액(549억9000만달러)은 수입액(596억8000만달러)을 밑돌며 46억90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수출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무역수지는 9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보였다. 이 기조는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3%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수출 활력 회복이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새해에도 '수출 플러스'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 증가세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지닌 일본·독일·이탈리아 등을 크게 웃돌았다. 그 결과 한국의 수출 순위는 2021년 7위에서 지난해 6위(1~9월 기준)로 한 단계 올랐다. 수출국별 실적에서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미국, 대표 신흥시장인 인도로의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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