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자원 없어도 잘나가는 세 나라의 비결
대만, 첨단기술로 집중 성장
아일랜드, 법인세 절반 확 낮춰
스타트업의 나라 이스라엘, 걸출한 반도체 기업 TSMC를 보유한 대만, 기업하기 좋은 나라 아일랜드. 국가 성장의 핵심 요소인 인구와 자원이 없어도 경제력을 키워온 대표적인 강소국들이다. 이들 국가의 성공법을 잘 벤치마킹하면 한국의 주요 5개국(G5) 경제 강국 진입 시기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10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이스라엘의 한 해 창업 숫자는 유럽 전체를 웃돈다. 이들 인재와 기술 유치를 위해 구글, 애플 등 세계 최고 다국적 기업이 몰려든다. 다국적 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만 400여 개가 자리하고 있다. 그럴듯한 글로벌 대기업 하나 없는 이스라엘이지만 '창업국가'로 자리매김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실제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이스라엘의 국내총생산(GDP)은 평균 4.2% 성장했다. 한국(2.3%)의 두 배에 달한다. 1인당 GDP는 연평균 6.1% 성장하며 한국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1인당 GDP는 3만3592달러로 전년보다 뒷걸음질쳤지만 이스라엘은 5만5359달러로 더 끌어올렸다.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로 현재 미국 나스닥에는 100여 개나 되는 이스라엘 기업이 상장돼 주가를 높이고 있다. 김경환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다국적 기업이 이스라엘에 R&D 혁신센터를 운영 중이고 지금도 이스라엘에 진출하려는 다국적 기업이 줄을 서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때 한국과 함께 '아시아 4마리 용'으로 불렸던 대만은 첨단 전략산업 육성이라는 '선택과 집중'으로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1인당 GDP는 작년 3만5513만달러로 예상되며 한국을 곧 추월할 전망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7.2% GDP를 끌어올린 결과다. 특히 수출경쟁국인 한국의 수출이 4.6% 성장에 머물 때 대만은 매년 9.1%씩 급성장했다. 세계적 반도체 업체 TSMC를 필두로 폭스콘, HTC 등 첨단 기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한 덕분이다. 대만 정부는 '기술이 곧 안보'라는 기치 아래 반도체를 비롯해 정보 보안, 바이오 등 6대 핵심 산업에 지원을 집중했다. 유턴 기업에 토지와 대출 지원을 강화하면서 지금까지 100여 개 기업이 대만으로 돌아와 42조원 규모 투자효과를 창출해냈다.
유럽의 변방 아일랜드 역시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국가의 정책 역량을 집중하면서 강소국으로 발돋움했다. 한때 24%이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최근 3년간 절반인 12.5%로 확 끌어내린 게 결정적이었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은 크게 늘었고 다국적 기업들을 잇달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2만9980달러에서 4년만인 2007년 5만530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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