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기후·질병 해결하는 기업이 선택받아"

주요 그룹 총수 신년사
허태수 "인재에게 생존 달려"
조현준 "고객몰입 경영 주력"
박정원 "미래 선점 기회 찾자"

주요 기업 총수들이 2023년 새해를 맞아 '사람'과 '미래'를 강조하고 나섰다. 총수들은 기업을 둘러싼 고객 및 이해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주문하고 임직원들이 더욱 도전적 자세로 업무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후 변화, 질병, 빈곤 등 인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선택받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기업에도 관계가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기업으로서 인류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고객과 이해관계자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나를 지지하는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는지가 곧 나의 가치"라며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이해관계자 신뢰 크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또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계기로 관계 범위를 넓히고 기후변화·양극화·디지털 격차와 같은 인류 문제를 풀자"고 제안했다.

SK그룹 임직원에 대한 독려도 빼놓지 않았다. 최 회장은 SK그룹 임직원들을 '프런티어(개척자)'라고 칭하며 "새해에는 무엇보다 구성원 곁에 다가가 함께 행복을 키우는 기회를 늘리고 구성원 목소리가 경영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현장 인재에게 기업 생존이 달렸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허 회장은 "세계 경기 하락과 유가, 환율, 물가 변동 등 사업 환경 변화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며 "위기 극복의 지혜와 기업 생존이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현장 인재들에게 달렸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디지털 혁신과 신기술 스타트업 투자로 성장을 계속 이끌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자는 담대한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허 회장은 "최근 3년간 디지털 혁신, 신기술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 성장 토대가 갖춰졌다"며 "새해부터 투자와 혁신의 씨앗을 연결하고 성장시켜 신사업으로 발전시키는 한 해를 만들자"고 말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고객 몰입 경영을 내세웠다.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7년 회장에 취임하며 매년 VOC(Voice of Customer)를 주창했지만 현재까지 내재화하지 못했다"고 성찰했다. 그러면서도 "하루빨리 VOC를 진화시켜 고객 몰입 경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조 회장은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행복을 추구하는 고객 최우선주의를 실천하는 것이 고객 몰입 경영"이라며 "최고 품질, 원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이고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가치를 더 빠르게 제공하고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까지도 해결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도전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박 회장은 "거친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미래 선점의 기회를 찾자"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불안, 강대국 패권 경쟁, 원자재 공급망 혼란을 불안 요인으로 꼽으면서도 "신중함을 취한다고 해서 소극적이어선 안 되며 업무 일선에선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원자력·수소 산업에 대해선 "사업 경험과 기술력 우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자"며 "소형모듈원전(SMR) 전망이 밝고 수소 분야에선 생산·유통·활용 전반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우리만큼 모두 갖춘 곳은 찾기 어렵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