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전용"이라며 수영장서 흑인 소년 폭행한 백인 남성들…'인종 차별 논란'

남아공 대통령 "모든 인종차별주의 징후 규탄하는데 단합해야"

백인 남성이 수영장에서 흑인 소년을 폭행하고 있다. / 사진=트위터,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수영장에서 인종 차별형 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백인 어른들이 흑인 10대들에게 '백인 전용'이라면서 수영을 못 하게 하고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9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 등 복수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에 프리스테이트주 블룸폰테인의 마셀스푸어트 리조트 수영장에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장면을 담은 영상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널리 퍼졌습니다.

해당 영상을 보면 한 백인 남성이 13세 흑인 소년을 손바닥으로 때리고 목을 움켜잡으며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어 몸싸움이 벌어진 가운데 영상은 한 백인 남성이 흑인 소년을 풀장에 떠밀어 머리를 물밑으로 집어넣으려는 듯한 장면으로 끝납니다.

이들은 백인 전용인 수영장이라며 사촌지간인 흑인 10대들을 쫓아내는 과정에서 이 같은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백인 남성 용의자 두 명과 함께 체포돼 기소된 백인 남성 코부스 클라센(48)은 이날 블룸폰테인 치안 법원에 출두한 뒤 2만 랜드(약 148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수영장에서 13세 소년의 목을 조르고 다른 18세 소년을 물 아래로 밀쳐 넣는 등 살인 미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다른 두 용의자는 앞서 폭행과 인종차별적 모욕 혐의로 법원에 나와 경고 처분과 함께 풀려났습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25일로 연기됐습니다.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가 끝난 지 거의 30년이 된 가운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흑인과 백인 남아공인으로서 우리는 모든 인종차별주의 징후를 규탄하는데 단합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현지 사회에서 큰 공분이 일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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