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인원 절반 막판에 … 서울대·연대 정시 '눈치작전'

박윤구 기자(ygpark19@mk.co.kr) 2023. 1. 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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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시선발 300명 늘어
경쟁률 3.2대1로 소폭 떨어져
연세대 정시도 3.7대1로 하락
지방대 올해도 수시미달 걱정
전남·제주 미등록률 20% 넘어
수도권대학 쏠림현상 가속화

2일 국내 4년제 대학의 2023학년도 정시모집 접수 마감을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극심한 눈치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미 접수를 마감한 일부 서울 주요 대학은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던 수험생들이 3시간 만에 5000명 이상 몰린 반면 지방 소재 대학은 앞선 수시모집에서 큰 '구멍'이 나면서 올해도 신입생 모시기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1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서울대가 지난달 29~31일 정시모집을 통해 1345명 선발(지역균형 전형 포함)에 나선 결과 4282명이 지원했다. 정시 선발 인원이 1년 새 300명 이상 증가하면서 경쟁률은 3.2대1로 2022학년도(4.1대1)보다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연세대도 1672명을 모집(첨단융복합학과 특별전형 포함)했는데 6219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2022학년도(4.8대1)보다 다소 떨어진 3.7대1로 마감됐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울대는 전체 모집 인원이 증가했지만, 전형 신설로 지원 인원이 분산됐고 연세대는 모집 인원보다 지원 인원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다른 대학의 원서 접수 결과까지 봐야겠지만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수시 합격, 하향 안정 지원 등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두 대학은 올해 모두 정시모집 경쟁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접수 마감 당일 수험생들의 눈치작전은 치열했다.

서울대는 마감 직전 3시간 동안 1895명이 몰렸는데 이는 전체 지원자의 44.3%에 달하는 규모다. 연세대 또한 전체 지원자의 절반이 넘는 3489명(56.1%)이 마감 직전 3시간 동안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서울대(나군)와 연세대(가군)의 모집군이 서로 다른 만큼 일부 학생은 중복지원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는 일반전형 기준 소비자아동학부 아동가족학 전공이 6대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언론정보학과(4.7대1), 역사학부(4.4대1), 치의학과(4.3대1), 사회복지학과(4.2대1) 등의 인기가 높았다. 반면 화학교육과, 지구환경과학부 등은 경쟁률이 1대1에 가까워 모집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하는 1단계 전형을 충족하지 못했다.

연세대는 일반전형 기준 약학과(7.5대1), 실내건축학과(6.7대1), IT융합공학과(5.4대1), 아동가족학과(5대1), 행정학과(4.3대1) 등의 경쟁이 치열했다.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작년과 비슷한 6.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번 학년도에 신설된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는 5대1의 경쟁률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교차지원으로 상향 지원한 학생들이 선호했던 독어독문·중어중문·불어불문학과 등의 경쟁률은 하락했다.

지방 소재 대학은 올해도 신입생 '미달'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지방대 수시전형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수시 미등록 인원은 3만3270명으로 2022학년도보다 2%가량 늘었다. 수시 모집 인원 대비 미등록률은 18.6%로 서울권 42개 대학(3%), 수도권 44개 대학(4.5%)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지역별로는 전남(32.9%)과 제주(28.2%), 전북(24.8%), 경북(21.9%), 경남(20.5%) 등에서는 미등록률이 20%를 넘어섰다. 이는 지방대학이 추가 합격 등을 통해 수시전형으로 10명 선발에 나섰지만 끝내 8명밖에 등록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 비중(86%)이 월등히 높은 지방권 소재 대학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방권 대학도 경쟁력 확보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과 연계한 획기적인 취업 대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부터는 일부 사립대에서 요구해온 신입생 입학금이 사라지고 몇몇 시도에서 늘봄학교(초등전일제), 온라인학교가 시범운영된다.

교육계에 따르면 2018년 국공립대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없어진 대학 입학금 제도가 올해 완전히 폐지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세대와 고려대, 서강대 등 60여 개 사립대가 입학생들에게 15만~20만원의 입학금을 요구했다. 입학금 산출 근거나 용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당국이 고등교육법 등을 개정한 끝에 이뤄낸 변화다.

또한 올해 1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는 1.7%로 동결되며, 학점은행제 학습자 역시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취업 후 상환하는 조건의 학자금 대출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교육당국은 올해부터 양육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광역시·도 3~4곳에서 오후 8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초등 늘봄학교를 시범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본격 시행하기 위해 대구, 인천, 광주, 경남 등지에 공립 온라인 학교를 신설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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