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묘 유해가 사라졌다"…애태우는 후손들(종합)

김인수 기자 2023. 1.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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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의 한 공동묘지에서 유골이 사라져 유족이 애를 태우고 있다.

오 씨는 경찰의 허락을 받아 묘를 개장했다가 또 한 번 놀랐다.

다만, 경찰은 인근의 묘를 이장하려다 묘소를 오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 씨는 "선친의 묘소 바로 앞에 한글로 묘비가 세워져 있다. 경찰의 추정이 맞다고 해도 왜 묘소를 헷갈렸는지 모르겠다"며 "하루라도 빨리 유해의 행방을 찾아 다시 편안히 모시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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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공동묘지서 황당 사건
경찰 2개월째 단서도 찾지못해
인근 묘를 오인해 이장 추정만

경남 하동군의 한 공동묘지에서 유골이 사라져 유족이 애를 태우고 있다. 목격자가 나타났지만 경찰은 2개월째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상의 유해가 사라진 묘에 ‘묘소 이장 목격자를 찾습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오 씨 가족 제공


1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0월 26일 오모(50대) 씨는 부친의 묘소를 돌보기 위해 하동읍 공동묘지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부친의 묘 봉분이 완전히 파헤쳐진 채 방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 씨는 “지난 추석(지난해 9월 10일)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묘소가 엉망이었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오 씨는 경찰의 허락을 받아 묘를 개장했다가 또 한 번 놀랐다. 부친의 유골 대부분이 사라져 있었던 탓이다. 오 씨는 “처음에는 산짐승이 묘소를 파헤친 건 아닌지 의심했다. 그러나 봉분이 다시 덮여있는 점이 수상해 개장해봤더니 선친의 유해가 없었다”며 “짐승이 파헤쳤다면 다시 덮어놓을 이유도 없고, 애초에 그렇게 깊게 팠을 수도 없다. 함께 개장했던 전문가도 ‘사람이 파간 것’이라고 하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글 묘비가 설치된 묘소. 오 씨 가족 제공


오 씨 가족은 목격자를 찾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었고, 다행히 목격자 1명이 나타났다. 그 목격자는 경찰에 “50대가 인부 2명을 데려와 개장하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까지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인근의 묘를 이장하려다 묘소를 오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반드시 해야 하는 분묘 개장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 씨는 “선친의 묘소 바로 앞에 한글로 묘비가 세워져 있다. 경찰의 추정이 맞다고 해도 왜 묘소를 헷갈렸는지 모르겠다”며 “하루라도 빨리 유해의 행방을 찾아 다시 편안히 모시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 공동묘지 일대는 주변에 CCTV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사건 2개월이 넘도록 유족이 밤잠도 자지 못하고 애태운다. 100여 년 전 조성된 이 마을 공동묘지에는 100~150기의 묘소가 있으며 최근 장묘 문화가 바뀌면서 이장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파헤쳐진 묘소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인부들이 작업하고 있다. 오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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