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조업, 우한 사태 후 최악 … 시진핑은 "서광 눈앞"
급격한 위드코로나 쇼크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2020년 2월 우한 사태 이후 약 3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갑작스럽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며 생산 활동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0으로 전달(48.0)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우한 사태 여파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2020년 2월(35.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 수도 상하이 전면 봉쇄로 중국 경제가 완전히 얼어붙었던 지난해 4월(47.4)보다도 낮았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월별 제조업 PMI가 위축 국면을 보이면서 중국 제조업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통계국의 제조업 PMI는 전국 700여 개 제조업체 구매 담당자를 상대로 신규 주문·생산·출하·재고·고용 등 5개 분류지표를 설문 조사해 집계하는 것으로, 경기 선행지표로 통한다.
기준선인 50보다 위에 있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50보다 밑에 있으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고 본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PMI는 48.3으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내렸다. 중형 기업 PMI는 46.4로 전월보다 1.7포인트 떨어졌으며, 소형 기업 PMI는 44.7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경기 위축 여파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2월 제조업 PMI 급락은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3년 가까이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던 중국은 지난달 7일 갑작스럽게 방역 조치를 완화했고, 이어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생산과 소비 활동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감염자 급증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상하이 테슬라 공장이 조업을 중단하는 등 많은 중국 기업이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12월 비제조업 PMI도 41.6으로 집계돼 11월(46.7)보다 5.1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 PMI 역시 2020년 2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치다. 감염자 폭증 영향으로 물류와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가통계국은 "코로나19 충격 등으로 제조업 PMI와 비제조업 PMI 모두 전월보다 하락했다"며 "이는 중국 경기의 총체적 수준이 약화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불안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쿠 중국경제 전문가는 "감염자 급등 추세를 고려하면 2월 말 또는 3월 초 감염세가 정점을 찍고, 이후에도 몇 달간 중국 경제는 어려운 시절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1일 오후 신년사에서 "현재 감염병 예방·통제 정책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고, 여전히 힘이 들지만 모두 끈질기게 노력해 서광이 눈앞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조금만 더 힘을 내자"며 단결을 강조했다.
[베이징/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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