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 문 열었지만…세계 각국은 ‘빗장’ 효과는 글쎄
한·미·일, 유럽 등 검사 의무화
변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 우려
전문가들 “검역 효과 크지 않아”
중국이 3년만에 전면적인 국경 재개방에 나섰지만 세계 각국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조치를 강화하고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중국 당국의 조치가 무색해졌다.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의 급격한 확산과 불투명한 정보 공개,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 등을 우려한 조치지만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규정을 강화한 나라들에서도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모로코가 오는 3일부터 국적에 관계없이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모두 금지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오는 8일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시설 격리를 없애고 자국민의 해외 여행을 점차적으로 회복하기로 한 이후 중국발 입국을 아예 금지하기로 한 것은 모로코가 처음이다.
다른 국가들도 입국 금지까지는 아니지만 중국 당국이 방역 완화 지침을 발표한 이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며 코로나19 유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있다. 호주는 오는 5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필리핀도 복지부 장관 긴급 명령을 통해 모든 국경에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호흡기 질환 감시를 강화하고 증상을 보이는 입국자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 인도 등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음성 결과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한 상태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스페인과 영국, 프랑스 등이 잇따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는 중국 내 급격한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변이 바이러스 발생 및 유입을 우려한 조치다. 중국 당국이 국내 감염 규모와 변이 발생 여부 등에 대한 추적이나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각국이 중국에 대해 빗장을 걸어잠그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0일 중국 방역당국과 화상회의를 갖고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백신접종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 나라들에서도 관련 조치가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나온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감염병 전문가인 폴 헌터 교수는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에 “출입국 검사는 많은 경우 질병 통제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연구로 입증됐고 한 연구에서는 (감염) 사례의 60%가 누락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런 조치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거나 영국인들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울하우스 에든버러대 교수도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는 한 가지 이유는 코로나19 변이를 추적할 필요성에 의한 것이지만 우리는 이미 미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변이를 보고 있다”며 “아무도 이에 대해 염려하지 않으면서 중국에서의 가상적인 변이에 대해 잡음이 나오는 것은 공중 보건 혜택 보다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실제 변이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크리스 머레이 미국 워싱턴대 헬스리서치센터 소장은 CNBC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건의 오미크론 감염이 발생했지만 새로운 변이는 나타나지 않고 오미크론 하위 변이만 출현했다”며 “중국에 위험한 새로운 변종이 있을 위험을 상당히 낮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앞서 한국 등의 검역 강화 조치에 대해 “각국의 방역조치는 과학적이고 적절해야 하며 정상적인 인원 교류와 교류 협력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며 “최근 여러 나라 보건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분석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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