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3시간 직전 우르르…서울대·연세대, 인문계로 몰린 이유

유승목 기자 2023. 1. 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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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연세대 경쟁률 전년 대비 하락…하향지원, 눈치싸움 여파로 마감 직전 일부 학과 경쟁률↑
서울대학교 정문. /사진=서울대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와 연세대가 원서접수를 마감한 가운데 두 학교 모두 경쟁률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2년차인 올해도 교차지원 같은 리스크가 커지면서 안정·하향 지원 기조가 두드러졌단 분석이다.

안정적인 정시 전략에 올해도 지속된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으로 인문계열 학과 경쟁률 하락폭이 자연계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싸움으로 마감 직전까지 경쟁률이 낮았던 학과에 수험생이 대거 몰리는 현상도 벌어졌다.

1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간 원서접수를 진행한 서울대(나군)에 4282명이 지원, 3.1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4.13대 1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크게 낮아졌다. 1651명 모집에 6099명이 원서를 접수한 연세대(가군)의 평균 경쟁률도 3.7대 1로 전년(4.8대 1)과 비교해 하락했다.

학과별로 보면 서울대는 일반전형 기준으로 인문계열에서 소비자아동학부 아동가족학 전공이 6대 1로 가장 경쟁률이 높았다. 이어 언론정보학과(4.71대 1), 역사학부(4.4대 1), 사회복지학과(4.17대 1) 순이었다. 자연계열에선 치의학과가 4.27대 1로 경쟁률이 치열했고 간호대학(3.7대 1), 에너지자원공학과(3.5대 1), 컴퓨터공학부(3.3대 1)도 높은 지원율을 보였다.

연세대는 일반전형으로 인문계열에서 아동·가족학과가 13명 모집에 65명이 지원하며 5대 1로 가장 높았다. 자연계열에선 약학과가 7.5대1로 높았고 실내건축학과(6.7대 1), IT융합공학과(5.4대 1) 등이었다. 가군 정원외 첨단융복합학과특별전형에선 시스템반도체공학과가 10명 모집에 65명이 지원해 6.5대 1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두 학교 모두 예상외로 정시 경쟁률이 작년보다 크게 낮아졌다. 서울대의 경우 정시 선발 인원이 지난해 1037명에서 올해 1345명으로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험생들이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짙어졌단 분석이다. 선택과목 유불리 등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수험생들이 모험보단 안정을 택했단 것이다.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3년도 정시지원전략 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설명을 듣고 있다. 2022.11.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시 선발인원의 증가와 교과 정성평가 반영 등 전형방법 변화로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지원을 꺼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학교 모두 원서접수 마감 직전 지원자가 몰리고, 자연계열보다 인문계열의 경쟁률 하락폭이 적은 게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서울대는 전체 지원자의 44.3%, 연세대는 56.1%가 마감 직전 3시간 동안 지원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결과 마감 3시간 전까지 미달 수준이었던 학과의 경쟁률이 치솟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올해 서울대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아동가족학과는 전날 오후 3시까지 정원 미달이었다. 아동가족학은 작년 정시 경쟁률이 3.9대 1로 인문계열 19개 모집학과 중 13위에 그쳤었다. 하지만 올해 수험생들의 눈치싸움과 하향지원 기조로 막판 지원자가 몰린 것이다. 이와 동일하게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역시 마감 직전 0.31대 1의 경쟁률이 5대 1로 대폭 상승하며 인문계열 경쟁률 최상위 학과로 마감했다.

올해 자연계열 수험생이 증가하고 인문계열 수험생은 5000여명 감소했는데도, 서울대와 연세대 인문계열 경쟁률 하락폭이 낮은 것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전반적이 하향·안전 지원기조로 이과 학생들이 자연계열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수월한 인문계로 교차지원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서울대의 경우 인문, 자연계열 경쟁률이 각각 3.2대 1(전년도 3.9대 1), 2.6대 1(3.6대 1)로 조사됐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선택 과목의 최고점수가 높게 나오는 등 이과 수험생에게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이과 수험생들 대상으로 지난달 25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3.8%가 문과 교차지원을 염두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수능 직후 동일하게 진행한 조사에서 23.2%만 관심이 있다고 답한 것보다 크게 늘었다.

입시업계 일각에선 서울대와 연세대 경쟁률이 다소 낮은 결과를 보이면서 오는 2일 접수를 마감하는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등의 경쟁률이 높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 치열한 눈치작전 통합수능 선택과목간 점수자, 문이과 교차지원 등 변수로 눈치작전 치열, 상위권에서 현재로서는 안정지원 추세 감지된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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