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 “새해 증시, 코스피 평균 2075~2590”
2022년은 국내 증시에 1년 내내 한파가 불어닥친 한 해였다. 2021년 사상 최초로 3300포인트를 넘었던 코스피는 2022년 한 해 동안 24.9% 떨어지며 2200선으로 물러섰다. 이는 2008년(-41%)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낙폭으로 기록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공급망 병목현상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2023년도 지난 1년 내내 증시를 짓눌렀던 요인들이 잔존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향신문이 1일 국내 증권사 7곳의 리서치센터장에게 직접 물어보니 올해 증시는 긴축적 통화정책에 따른 경기침체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도 위험 요인이다. 반면, 통화정책 완화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은 올해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예상밴드 평균 2075~2590
6개 증권사가 제시한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 하단 평균은 2075포인트였다. 상단 평균은 2590포인트로 코스피는 올해도 3000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악재에 내성이 생긴 만큼 직전 저점을 위협받지는 않겠지만, 침체 강도와 기업 실적 전망 불확실성 등이 코스피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코스피의 박스권의 원인이 된 유동성과 기초체력은 올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금융자산 가격 조정이 컸던 만큼 반등의 기대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를 나누어보면 증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상반기에는 연준 등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지속되고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며 하방압력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에는 통화정책 완화로 증시가 반등 동력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에는 경기침체 가시화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가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통화정책 완화와 경기회복 가시화로 상승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에는 경기침체 우려와 기업 실적 악화가 부담이나 연준의 긴축 중단을 동력으로 버티고, 하반기에는 경기선행지수 반등 및 실적 바닥 확인에 힘입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방요인은 통화정책 완화…하방요인 경기침체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 국내외 긴축 및 금리인상 압력 완화와 중국의 리오프닝을 꼽았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올해 상반기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확진자 증가가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경제 정상화가 진행될 전망”이라며 “중국 등의 코로나19 방역 정상화로 공급망 병목 현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증시에 상방요인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굳이 꼽자면 내년에 최악의 상황이 예상된다는 것이 상방요인”이라며 “호재는 보이지 않지만 ‘악재가 최고조에 달해 더 이상 악재는 없다’는 인식이 선반영돼 주가 반등을 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은 고금리를 장기간 가져갈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추가 상승이 없는 상태에 도달했다”며 “또한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가 증시에 반영될 것인데, 모든 것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견되는 올해 상반기에는 증시가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증시 하락 위험으로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이 꼽혔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그 외에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최악의 경우 러시아의 대규모 전선 확대 가능성이 올해 증시 하방 요인”이라고 밝혔다.
오태동 센터장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정책에 중국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나 강도 높은 대응도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 센터장은 이외에도 부동산 경기 악화와 자금경색 가능성도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2023년 부동산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아파트 미분양률이 상승할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일부 사업성이 낮은 PF-ABCP(자산유동화증권)을 중심으로 투자 선호도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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