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사상 첫 `명예교황` 베네딕토 16세 장례식 집전한다

박양수 2023. 1. 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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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황 장례 미사 드물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선종
프란치스코 '사임 시계' 촉각
2016년 6월 28일 프란치스코(왼쪽)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이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31일(현지시간) 95세로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식이 오는 5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86) 교황의 집전에 의해 진행된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즉위 이후 8년 만인 2013년 건강 문제를 이유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직 교황에 대한 장례 절차는 명문화돼 있으나, 그 절차가 명예 교황에게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따라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 정하게 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에 대한 정례 절차가 앞으로 명예교황 장례식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일단 명예교황의 장례식도 기본적으론 현직 교황에 대한 통상적 절차를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교황이 선종하면 장례 미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교황을 삼나무로 만든 관에 안치하고 성수로 축복한 후 얼굴 부분에 하얀 베일을 씌운다. 그 옆에 교황 재임 당시 주조된 동전과 교황의 일생을 기록한 추도 연설문이 놓인다. 장례 미사는 관을 닫고 복음서를 그 위에 올린 채 진행된다.

미사가 끝나면 관을 지하 묘지로 옮겨 소수 바티칸 관계자가 성모 찬송가인 '살베 레지나(Salve Regina)'를 부르면서 의식을 마무리한다.

교황직은 종신직으로 굳어졌기 때문에 현직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를 주례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사임 뒤 '어부(초대 교황인 예수의 제자 베드로)의 반지'로 불리는 교황의 인장 반지에 이미 'X'자를 새겨넣었던 만큼 이 반지를 그렇게 파기하는 절차는 생략된다.

장례 미사가 끝나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관은 생전에 그가 원했던 대로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로 운구돼 안장된다.

교황은 사후 묻히고 싶은 곳을 직접 지정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제외한 전임 교황 265명 중 148명이 앞서 이곳에 안치됐다. 나중에 다른 곳으로 옮겨진 교황을 제외하면 현재는 총 91명의 교황이 해당 지하 묘지에 잠들어 있다.역대 교황들은 초기 기독교를 이끈 초대 교황인 예수의 수제자 베드로의 무덤이 있는 성베드로 성당을 선호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톨릭에선 교황의 시신을 화장하지 않는 까닭에 이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예수가 다시 돌아올 때 그를 믿었던 사람의 영혼은 육체와 재결합해 부활한다고 보기 때문에 시신을 화장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교황은 장기 기증을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한편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임 시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13일 선출된 직후부터 사임 가능성을 계속 언급해왔다.

그는 바티칸 역사상 598년 만에 살아생전에 교황직에서 물러난 전임자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에 대해 "용감한 행동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교황이 살아있을 때 사임하는 게 일상화되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고 했고, 자신의 교황 임기가 짧을 것이라고도 했다. 갈수록 악화하는 건강 상태가 가장 큰 이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10대 때 폐렴 합병증으로 한쪽 폐를 떼어냈다. 최근 수년 동안은 좌골신경통으로 고생하고 있다. 통증이 심해져 가톨릭 전파를 위한 주요 임무인 해외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의자에 앉거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고통을 참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돼 신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그럼에도 그가 자리를 지킨 것은 전임 교황이 2명이나 존재하는 경우 후임자 교황에게 줄 부담이 너무 커지기 때문일 수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그가 일단 교황 선출 10주년인 3월 13일을 전후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전 세계의 주교들이 교회에 자문하는 회의 세계주교시노드를 전후해 사임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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