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FC안양, 부산 커피, 울릉 크루즈, 속초 서핑 등 가지가지

손봉석 기자 2023. 1. 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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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블로그



2023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기 주소지 이외의 지방자치단체에 1인당 연간 500만원 이하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기부자는 기부금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가 되며 10만원 초과분은 16.5%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 기부금액 30% 이내 답례품도 받는다. 10만원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10만원, 답례품 3만원을 합해 13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부금은 주민 복리증진 사업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는 재정 확보 수단이 된다. 행정안전부는 시행에 맞춰 기부자가 편리하고 쉽게 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원스톱 정보시스템 ‘고향사랑e음’도 마련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위력’은 이 제도의 원안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고향납세제’가 입증하고 있다. 기부금이 1년에 822억원에 머물던 일본은 2008년 도입 후 꾸준히 액수가 증가해 2017년는 3조 7000억원에 달하는 지방재정 주요 수단이 됐다. 또 지역소멸을 막고 지방경제를 튼튼히게 하는 수단으재로 떠올랐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지난해 8월 고향사랑기부금제 대국민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기부금을 650억∼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홍보로 인식도가 30%까지 높아지면 최대 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5월 15일 FC안양 경기 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는 최대호 안양시장. FC안양 제공



행안부가 답례품을 기부금 총액 30% 이내로 정한 것은 지자체 사이에 과도한 경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한 것으로, 일본도 답례품 금액을 기부금 30% 이내로 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이에 따라 2000종이 넘는 다양한 답례품을 발표했다. 제주는 감귤·갈치·돼지고기, 경북은 과메기·안동간고등어·의성마늘, 전남은 영광굴비·갓김치·새우장, 충남은 호두과자·알밤·어리굴젓 등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지역특산물이 주종을 이뤘다. 하지만 전국 243개에 달하는 지역자치단체가 선의의 경쟁에 돌입하며 기발하고 획기적인 답례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스포츠 관련 답례품도 등장했다. 경기 안양시 답례품 6종 중에는 K2리그 프로축구팀 FC안양 ‘연간회원권’이 포함됐다. 인천 미추홀구는 관내 문학구장이 있는 점을 활용해 야구 관람 상품권을 답례품으로 준비했다. 강원도 속초시는 우리나라 서핑의 본거지답게 서핑과 요트 체험권을 포함시켰다.

묘지 벌초 작업 모습. 연합뉴스



기부자가 해당 지방에 방문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아이디어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시티투어상품권, 인천 투어 패스, 웰니스 관광상품권, 어촌체험 상품권 등을 마련햇다. 경북도는 군위 삼국유사 테마파크 입장권, 예천 삼강주막 캠핑장 이용권, 울릉 크루즈 스위트룸 왕복 티켓까지 답례품 목록에 올렸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숙박권, 경남 김해시는 가야테마파크 시설이용권을 선물한다. 충북 보은군은 지역의 대표 사찰 법주사 템플스테이 숙박권과 속리산레포츠주식회사 스카이바이크·집라인 체험권을 선사한다. 자연 체험으로는 전북 무주군이 반딧불이 신비탐사 이용권을, 경남 창녕이 우포늪생태체험권을 선택지에 넣었다.

대구시는 하반기에 고액 기부자를 위해 대구국제오페라·뮤지컬축제 VIP 관람권 등을 답례품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또 ‘고향 벌초 대행 서비스’도 답례품에 올랐다. 경기 포천, 전북 무주, 전남 고흥·장성, 경북 경주, 경남 의령 등이 마련하고 있다. 부산시는 답례품 7종 중 고등어, 기장미역, 어묵, 명란젓 등 지역특산물과 함께 커피도 포함시켰다.

연예인 미주가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날인 1일 한도액인 500만 원을 고향인 옥천군에 첫 번째로 냈다. 옥천군 제공



지자체는 신문, 방송, 옥외광고물, 인터넷 등을 활용해 모금할 수 있지만 개별적인 전화·서신, 호별 방문, 향우회·동창회 등 사적 모임이나 지자체 행사를 통해 적극적 권유·독려하는 방법은 금지된다. 기부금 모금 강요, 적극적인 권유·독려 등 법령을 위반했을 경우 최대 8개월까지 기부금 모금이 제한되기도 한다.

모금을 위해 발빠르게 나선 지자체도 있다. 충북 옥천군은 1일 첫 기부자가 ‘놀면 뭐하니’ ‘식스센스’ ‘배틀트립2’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걸그룹 출신 연예인 미주라고 밝혔다. 자신을 ‘옥천 여신’이라 소개할 정도로 고향 사랑이 남다른 미주는 고향사랑기부제 한도액인 500만원을 고향 옥천군에 냈다.

한편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답례품보다 세액공제 혜택에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것으로 집계된 설문결과도 나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 신정훈)이 지난해 젠디앤디에 의뢰해 수도권 거주 전남 출향인과 부모님이 전남 출신인 1335명을 대상으로 ‘고향사랑기부제 인식조사’를 한 결과 기부 참여 요인으로 답례품보다 세액공제에 대해 더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액공제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영향이 크다’는 응답이 57.3%(매우 큼 15.6%, 큰 편 41.7%)를 차지했다.

연말정산 이미지. 스포츠경향 지료사진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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