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2022 KBS연기공동대상 수상 뒷말이 나오는 이유

2023. 1. 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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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BS 연기대상' 시상식 결과를 두고 뒷말이 나온다.

'태종 이방원'의 주상욱과 '법대로 사랑하라'의 이승기의 공동 대상 수상.

이번 KBS 연기대상 공동수상은 KBS 드라마센터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엄청 고민을 많이 한 결과로 보인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태종 이방원'의 주상욱 혼자 대상수상자로 결정하려고 하니, 뭔가 꺼림칙해서 공동수상이라는 고육지책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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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2022 KBS 연기대상’ 시상식 결과를 두고 뒷말이 나온다. ‘태종 이방원’의 주상욱과 ‘법대로 사랑하라’의 이승기의 공동 대상 수상. 일단 공동 대상 수상은 낯설다. 상을 남발하던 시절에 그런 적이 있었지만 근래에는 단일 수상이 원칙이다.

이번 KBS 연기대상 공동수상은 KBS 드라마센터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엄청 고민을 많이 한 결과로 보인다. 연기대상은 뛰어난 작품과 그 속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또는 독보적으로 구현해낸 배우에게 돌아가게 된다. 2022년 이런 기준을 충족시킨 KBS 드라마는 한 개로 추려지지 않는다.

SBS도 이런 고민을 했다. 김남길과 남궁민, 이준기 사이에서 선택의 고민을 했겠지만 공동 대상 수상은 피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김남길에게 ‘2022 SBS 연기대상’ 대상을 주고 뒷심이 약화된 ‘천원짜리 변호사’의 남궁민에게는 대상과 최우수연기상 사이에 신설된 디렉터즈 어워드를 주었다.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 사이에 있는 프레스티지 클래스 같은 걸 신설해서라도 대상 단일 수상의 원칙을 지켰다.

주상욱은 ‘태종 이방원’에서 연기를 잘했다. 하지만 대상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20~30년전 이라면 대상을 줄 수도 있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그의 연기는 올드하다. 대하사극의 연기라고 고정불변이 아니다. 우리보다 대하사극을 더 잘 만드는 CCTV나 NHK 대하사극의 연기도 부단히 변화한다. 그렇다고 ‘태종 이방원’이라는 작품이 대상을 줄 만큼 시청자에게 크게 어필하지도 않았다. 이럴 때는 대상 수상작이 없다고 발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KBS는 어렵사리 살려낸 대하사극의 불씨를 꺼뜨리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올 하반기 공사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방송되는 ‘고려거란전쟁’까지 연결시켜야 하니, 대하사극에 가중치를 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태종 이방원’의 주상욱 혼자 대상수상자로 결정하려고 하니, 뭔가 꺼림칙해서 공동수상이라는 고육지책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하지만 ‘법대로 사랑하라’의 이승기의 대상수상은 생뚱맞다. 이승기도 대상 수상자가 발표되자 어리둥절해하고 머쓱해했다.

‘법대로 사랑하라’는 1회 시청률이 7.1%로 최고치를 기록해, 마지막회인 16회 시청률은 5.3%로 끝났다. 몰론 이승기는 요즘 소속사와 분쟁중이고, 전 대표로부터 착취를 당했다는 특수상황은 존재한다. 그후 처음으로 대중에게 속내를 공개할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그것은 따로 해결해야할 과제이고, 시청률로 보나 화제, 의미로 보나 대상감이 못되는 곳에서 대상 수상자를 선정한 것은 뜬금없다.

KBS의 공동대상수상은 크게는 지상파, 작게는 지상파의 고민과도 닿아있다. 지상파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부진하다. MBC는 작품수가 적다. 그나마 작품 수가 많고 화제작도 많았던 SBS가 2022년에는2021년에 비해 의외로 실패작, 부진작, 평타도 제법 된다.

KBS 드라마도 위기다. KBS 드라마의 전통적 강자는 대하사극과 주말드라마인데, 둘 다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대하사극과 주말드라마라도 시청자의 절대 지지를 받는다면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를 할 수 있지만, 방향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장르물도 별로 제작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와야 연말 연기대상도 멋있게 치를 수 있다는 얘기다.

□‘2022 KBS 연기대상’ 수상자 명단

▲대상=이승기(‘법대로 사랑하라’), 주상욱(‘태종 이방원’)

▲여자 최우수상=박진희(‘태종 이방원’), 하지원(‘커튼콜’)

▲남자 최우수상=강하늘(‘커튼콜’), 도경수(‘진검승부’)

▲미니시리즈 여자 우수상=강한나(‘붉은 단심’), 이혜리(‘꽃 피면 달 생각하고’)

▲미니시리즈 남자 우수상=이준(‘붉은 단심’)

▲베스트 커플상=강하늘, 하지원(‘커튼콜’), 김승수, 김소은(‘삼남매가 용감하게’), 나인우, 서현(‘징크스의 연인’), 도경수, 이세희(‘진검승부’), 윤시윤, 배다빈(‘현재는 아름다워’), 이승기, 이세영(‘법대로 사랑하라’), 이준, 강하나(‘붉은 단심’)

▲장편드라마 여자 우수상=박지영(‘현재는 아름다워’), 이하나(‘삼남매가 용감하게’)

▲장편드라마 남자 우수상=윤시윤(‘현재는 아름다워’), 임주환(‘삼남매가 용감하게’)

▲일일드라마 여자 우수상=박하나(‘태풍의 신부’), 차예련(‘황금가면’)

▲일일드라마 남자 우수상=백성현(‘내 눈에 콩깍지’), 양병열(‘으라차차 내 인생’)

▲여자 인기상=이세희(‘진검승부’), 정수정(‘크레이지러브’)

▲남자 인기상=강하늘(‘커튼콜’), 도경수(‘진검승부’)

▲여자 조연상=박지연(‘붉은 단심’), 예지원(‘태종 이방원’)

▲남자 조연상=성동일(‘커튼콜’), 허성태(‘붉은 단심’)

▲여자 드라마스페셜·TV시네마상=신은수(‘열아홉 해달들’)

▲남자 드라마스페셜·TV시네마상=차학연(‘얼룩’)

▲여자 신인상=강미나(‘꽃 피면 달 생각하고’, ‘미남당’), 서현(‘징크스의 연인’), 정지소(‘커튼콜’)

▲남자 신인상=변우석(‘꽃 피면 달 생각하고’), 이유진(‘삼남매가 용감하게’), 채종협(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여자 청소년 연기상=윤채나(’사랑의 꽈배기‘, ’내 눈에 콩깍지‘)

▲남자 청소년 연기상=정민준(’황금가면‘)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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