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차량용 소프트웨어에 18조원 투자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1. 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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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모든 출시 차량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탑재한다. 사진은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올해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 시대를 여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최첨단 상품의 경쟁력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출시하는 전기차·내연기관차 등 모든 차량에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추가한다. 이를 통해 '카인포테인먼트'(자동차에서 음악·동영상·게임 등을 무선으로 즐기는 것)와 성능 개선 등 소프트웨어 영역은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또 현대차그룹은 운전자 취향에 따라 기능·성능을 넣고 뺄 수 있는 맞춤형 소프트웨어도 제작한다. 차량을 인도받은 이후에도 고객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독형 서비스'를 올해 일부 차종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1월부터 전 세계에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로 출시되는 차량은 모두 현대차그룹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 차량이 된다. 2018년 출시한 제네시스 G90 등 현대차그룹 커넥티드 차량 수는 지난해 말까지 약 1000만대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숫자가 2025년이면 20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서 얻는 방대한 데이터는 신사업 진출에도 활용된다. 물류, 쇼핑, 레저, 숙박 등 다양한 이종 산업과의 제휴가 일례다. 2030년까지 18조원을 투입해 '초연결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정 회장의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SDV 개발을 위해 공용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차량에 적용하기로 했다. 플랫폼을 공용화하면 차급과 관계없이 부품을 공유할 수 있어 차량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제조 원가를 약 20% 절감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eM은 모든 전기 승용차 차급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으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현재의 전기차보다 50% 이상 개선된다. 또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과 무선 업데이트 기본화 등을 목표로 한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배달·배송과 차량호출 등 기업 간 거래(B2B)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의 올해 전략은 크게 △전동화 △자율주행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으로 나뉜다. 현대차그룹은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퇴출시키기로 방향을 잡았다. 기아는 현대차그룹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EV9'을 출시한다. 현대차가 개발하고 있는 또 다른 대형 SUV인 '아이오닉7'과 'GV90'은 2024년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2021년 기준 6%에서 2030년 12% 수준으로 2배 높인다는 목표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에 총 17개 이상의 차종을 갖추고, 기아는 2027년까지 14개 차종을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4% 수준이었던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26년 17%, 2030년 36%로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이동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미국 앱티브(Aptiv) 간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은 올해부터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택시를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상용화한다. 지난해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우버이츠' 고객을 위한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라이드' 서비스도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상용화된다. 자율주행 레벨4는 위험 상황 발생 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차 스스로 안전하게 대응하는 등 도로 대부분에서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단계다.

로보틱스도 현대차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니티를 위한 진보'를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3대 로봇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미국의 로봇 전문 업체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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