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 연착륙 가능성 … 원화값 상승세 이어질 듯
'킹달러'로 불리며 무서운 기세를 보였던 달러 강세, 원화 약세 흐름이 올해는 주춤해질 전망이다.
미국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가운데, 미국 경기 침체의 깊이가 얕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달러가 완만한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견고한 고용과 소비 기반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경기침체의 성격은 연착륙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경기 침체 시기에서 연착륙 기간의 달러화 가치는 하락 압력이 우위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달러당 원화값은 점진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5대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의 환율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달러당 원화값의 평균치는 1320~1340원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동결이나 인하 등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피벗'에 나설 경우 1200원을 넘어 1100원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H선물 리서치센터는 올해 하반기 원화값 범위를 1130~1330원으로 예상했다.
원화값은 이미 작년 말부터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10월 1440원대까지 자유낙하하듯이 추락했던 원화값은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면서 작년 말 1260원대까지 뛰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작년 한때 115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104대로 떨어졌다.
그간 달러 강세로 맥을 못 췄던 다른 통화의 동반 반전이 예상되는 것도 원화값 상승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원화값은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가치에 동조화하는 경향이 있다. 위안화와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값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방역 정책을 바꾸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작년 말부터 강세로 돌아섰다. 일본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난 12월 예상 밖의 금융 완화 축소를 결정한 가운데, 올해 추가 정책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엔화는 작년 '1달러=150엔' 선이 뚫리는 초약세 현상까지 벌어졌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25엔대로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2023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은 열악한 보건 환경 등을 감안할 때 완전한 리오프닝에 시일이 걸릴 수 있다"며 "위안화는 소폭 강세를 보이고, 엔화는 큰 폭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유로화가 얼마나 강세를 보일지도 관건이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통화별 가중치에서 유로화가 57.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로화가 강세면 달러인덱스가 떨어져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원화값이 오른다. 유로화는 작년 유럽의 경제 침체와 에너지 대란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로당 1달러 선이 무너질 정도로 약세였지만 올해는 강세가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악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데다 중국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제조업 기반이 강한 유럽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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