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전 감독이 내다본 ‘2023 WBC 한일전’

안승호 기자 2023. 1. 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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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코치로 5년을 보낸 뒤 새해를 국내에서 맞는 김성근 전 감독. 연합뉴스



또 한번 ‘야구 한일전’이 온다.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과 일본이 야구로 세게 맞붙는다.

WBC는 야구 국제대회로는 최상위 무대다. 특히 5회째를 맞는 이번 WBC에는 특급 메이저리거들이 줄이어 출전을 선언하며 대회의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일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KBO리그 ‘레전드 사령탑’ 중 한명인 김성근 전 감독은 최근 일본야구를 최근거리에서 지켜본 야구인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코칭스태프로 활약한 뒤 지난해 말 귀국해 새해에는 리얼리티 야구 예능 ‘최강야구’ 감독으로 야구팬들을 만난다.

김 전 감독이 보는 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의 가장 큰 특징은 ‘슈퍼스타’가 많다는 점이다. 김 전 감독은 지난해 말 전화 인터뷰에서 “이전 WBC와 다른 점이라면 큰 선수들이 다 나온다는 것이다. 일본야구 올스타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선발진의 축이 될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를 비롯해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등의 주력투수와 함께 일본야구 최고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주포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등을 차례로 언급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홈런 56개를 때리며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150홈런을 돌파한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도 버티고 있다. 여기에 올해 계약기간 5년 9000만 달러에 보스턴과 계약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한 타격왕 요시다 마사타카 또한 대회 출전이 유력해지고 있다.

일본대표팀에 거물급 선수가 많다는 점이 한국대표팀에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투타 모두에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전 감독은 이 같은 구성의 특징이 일면 일본 대표팀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큰 선수가 많은 건 분명 영향이 있지만, 거꾸로 보자면 선수들이 너무 크다 보니 벤치에서는 쓰기 어려운 점도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구를 어떻게 쓸지, 그것이 하나의 고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일본대표팀의 개개인은 과거 어느 대회보다 강하지만 팀으로서는 그만한 힘을 모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선수별로 배려해야 할 것이 많아지면 벤치에서는 선수 기용에 불편함이 없을 수 없다. 자칫 구상하는 만큼의 ‘용병술’을 다 쓰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말 센 선수들이 여럿 모이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 전 감독은 “일본 투수들은 볼도 빠르지만, 변화구가 좋고 제구도 좋다”며 “야마모토만 보자면 슬라이더가 좋고, 체인지업과 투심도 다 잘 던진다. 투심만 몇 가지를 던진다. 떨어지는 공, 휘어나가는 공 등 각도별로 다양하게 던진다”고 전했다.

한국 대표팀은 선수 개개인으로 보자면 아무래도 처진다. 과거에도 그랬듯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WBC는 1라운드의 경우 65구(2017년 대회 기준)로 투구수 제한이 따르는 등 투수 한명이 던질 수 있는 이닝이 제한적이다.

김 전 감독은 “우리 대표팀은 결국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계투책이 승부처가 될 듯싶은데 우리 투수들도 그만한 이닝을 막을 힘은 다 있다”면서 “기용법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우리한테는 가장 중요한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국제대회라는 것이 결국 낯선 선수들과 승부인 만큼 준비만 잘하면 빈틈을 파고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했다. 일본대표팀의 4번타자로 출전이 유력한 무라카미를 두고는 “홈런은 많이 쳤지만 공략할 곳이 없지는 않다. 연구한다면 해볼 만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하나 강조한 것은 역시 ‘페이스 조절’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021년 8월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을 만나 2-5로 졌다. 양 팀의 전력 차도 있었지만, 다른 각도의 접근으로 김 전 감독은 “우리 타자들 컨디션도 좋지 않아 보였다. 이번 대회 때 컨디션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WBC는 3월에 열리는 것이 그래서 매번 변수다. ‘슬로스타터’ 또는 실전에 늦게 들어가는 루틴의 선수들이라면 3월 대회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것이 또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김 전 감독의 시각이다. WBC 1라운드 한일전은 오는 3월10일 도쿄돔에서 열린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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