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 치르는 질롱 코리아…올해 결과에 다음 시즌 운명 달렸다
2018년 창단한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가 올해 세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1일 시드니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하며 11승16패가 된 질롱은 같은 지구 멜버른(10승17패)을 제치고 지구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질롱에게 정작 중요한 건 올 시즌 ABL 성적이 아니다. 파견된 선수들이 2023시즌 KBO리그에서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더 중요하다.
질롱은 2019~2020시즌 KBO리그 현역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며 교육리그 팀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질롱에서 경험을 통해 크게 성장한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 LG의 홍창기(30)다. 홍창기는 2019~2020시즌 질롱 내 가장 높은 타율(0.333)로 맹활약했고, 이어 KBO리그에서도 LG 주축 선수는 물론 2021시즌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리그 대표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홍창기의 성장을 본 KBO 구단들이 질롱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파견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 벽에 막혔다.
긴 터널 끝 재개된 2022~2023시즌 구단들은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 결과 KT·삼성·두산을 제외한 7개 구단이 선수들을 보냈다. 총 8명을 파견하기로 한 한화는 두 차례로 나눠 무려 15명의 선수를 보냈다. 한화 관계자는 “ABL에서의 경험이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리라 판단했다”며 “2022시즌이 끝날 때쯤부터 질롱과 협의해 많은 인원을 파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두 시즌을 날린 질롱은 올 시즌 의외의 벽에 또 부딪혔다. 바로 운영 비용이었다. 앞서 두 시즌은 모두 질롱 자체적으로 운영 비용을 충당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급상승했고, 지난 두 시즌 선수단 숙소로 썼던 대학 기숙사를 더는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올 시즌은 질롱 인근 대도시 멜버른 시내에 있는 대형 호텔을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질롱은 올 시즌 항공권과 숙박비 등 운영 비용 일부를 구단에서 지원받았다.
어렵사리 재개된 ABL이었지만, 관심은 질롱 측 예상보다 작았다. ABL 시즌과 비슷하게 개막한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영향이 컸다. 또 올 시즌 파견 선수 중 가장 주목받던 KIA 김도영(20)이 발가락 부상으로 파견되지 못한 탓도 있었다.
질롱 측은 올 시즌 파견된 선수들이 KBO리그로 돌아가 맹활약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질롱 관계자는 “(한국 야구 발전이라는)좋은 취지로 시작했고 겨울에도 야구를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어, 계속 유지는 하고 싶다”면서도 “그런데 운영 비용이 너무 커져 계속해야 하느냐는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큰 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후원해주면 가장 좋고, 아니면 구단들에 더 지원해달라고 해야 할 수도 있다. 올 시즌 홍창기처럼 잘하는 선수가 여럿 나오면 더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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