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수출 더 어렵다···중국 리스크·반도체 위기

박상영 기자 2023. 1. 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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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올해 수출 여건이 지난해보다 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데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수출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일 정부 등 주요 기관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3.1%, 한국무역협회는 4.0% 각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4.5% 감소를 예상해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매출액 상위 1000곳 중 12대 수출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의 수출 전망치가 0.5%로 그나마 가장 밝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6.1%)에 비하면 큰 폭의 감소세다.

실제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292억3000만달러)이 전년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이같은 우려는 힘을 받고 있다. 연간 수출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월 수출액은 지난해 8월부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주요 수요산업인 PC, 스마트폰 등 개인용 전자기기 소비가 줄어들고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서버용 시장의 성장 폭도 축소되는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제품 단가 하락도 수출에는 부정적이다. 전년대비 18.9%나 가격이 떨어진 D램 단가는 올해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IT 제품 수요 감소가 메모리반도체 재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단가 하락 지속으로 수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중국 수출이 꺾인 점도 올해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19 정책과 자체 공급망 구축 움직임과 맞물려 지난해 석유화학(-5.5%), 석유제품(-35.9%), 디스플레이(-16.2%) 수출이 감소했다. 수출 감소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7월만 하더라도 전년대비 0.8%였던 수출 감소폭은 지난달에는 27.0%까지 확대됐다.

반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등 핵심 원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는 높아지면서 지난해 대 중국 무역수지 흑자 폭은 12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2021년 242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200억달러 넘게 줄어들었다. LG경제연구원은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 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게 하는 대목”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고 수입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있었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은 도리어 늘었고 대만의 대중 수출은 우리보다 덜 둔화됐다”고 했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자체 공급망 구축으로 수출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2000년대 한국의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했던 중국 특수는 중국 내 자체 공급망 구축으로 소멸했다”며 “무역수지가 과거와 같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무역 장벽도 두터워지고 있다. 과거 관세 부과 등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미국 등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핵심원자재법을 제정해 역내 지역으로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유럽도 ‘기후 대응’을 명분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하는 등 무역장벽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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