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까지 우크라 때린 러…푸틴은 군인들과 '샴페인' 들었다

박가영 기자 2023. 1. 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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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31일 키이우 등 주요 도시 공습…푸틴, '역대 최장' 9분 분량 신년사 공개

 
러시아는 2022년 마지막 날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습 직후 공개한 신년 연설에서 군인들과 함께 샴페인 잔을 들어 올렸다.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민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우크라 전역 때린 러시아…젤렌스키 "푸틴, 평생 권력 잡으려 전쟁"
3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곳곳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키이우에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14명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6명은 현장에서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폭발로 키이우 내 다수의 학교 건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키이우 지역의 약 30%는 전력 비상 정지 상태 돌입하며 정전을 겪었다.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에서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최소 6명이 다쳤다. 이 지역 관계자는 "주요 기반 시설뿐 아니라 주거 지역, 호텔, 차고, 도로 등을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서부 흐멜니츠키 지역에서도 최소 4명의 민간인이 부상을 당했다.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쪽에서는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도네츠크, 하르키우, 체르니히우에서는 이날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죽을 때까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신(푸틴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이 모든 전쟁은 러시아의 선전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전쟁이 아니다"며 "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권력을 지키기 위해 벌인 전쟁이다. 푸틴은 러시아 시민 뒤에 숨어서 나라와 시민의 미래를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년사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푸틴, 최장 신년사…"도덕적·역사적 정당은 러시아에 있다"
지난 10년간 진행해 온 연말 기자회견을 취소한 푸틴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신년사를 발표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신년사 영상은 9분 분량으로, 푸틴 대통령이 약 20년 집권한 이래 가장 긴 새해 연설이다.

평시와 달리 크렘린궁이 아닌 군복 차림의 군인들을 배경으로 선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를 파괴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서방)은 러시아를 약화하고 분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산업, 재정, 운송능력이 파괴될 것으로 예상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고 있는 공격의 정당성도 재차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며 "러시아는 우리의 역사적 영토에서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일컫는 이번 전쟁에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해방을 침공 명분으로 내세워왔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은 진정으로 중요하고 운명적인 사건으로 가득한 해"라며 주변 군인들과 함께 샴페인 잔을 들어올렸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푸틴 대통령 신년사 영상에 등장한 군인 중 일부가 배우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영상 속 군복을 입은 여성 1명은 이전에도 민간인 복장으로 푸틴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적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 신년사에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의 새해 연설도 공개됐다. 쇼이구 장관은 자국군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승리는 필연적"이라며 "집단학살과 폭력으로부터 민간인을 구하고 러시아어를 사용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전투 임무를 수행하다 희생된 동지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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