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른' 韓 조선, 새해 LNG선 수주 재시동건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4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한국조선해양 제공

한동안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국내 조선사들이 새해 초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에 다시 시동을 건다. 한국이 초과 수주로 받을 수 없었던 LNG 운반선 발주 물량을 중국이 ‘어부지리’로 휩쓸었지만 새해부터는 국내 조선사들이 본격 일감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027년 인도 물량 수주 시동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부터 2027년 인도 물량에 대한 독(선박 건조공간) 예약을 받을 계획이다. 전국 곳곳에 조선소를 보유한 중국과 달리 한국은 독 수 자체가 제한돼 2026년 말 인도 물량까지 예약이 꽉 차면서 지난해 연말에는 LNG 운반선 수주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더욱이 지난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상황에서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한국조선해양은 총 197척, 239억5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달러 대비 137.3%에 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46척, 104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89억달러의 117%, 삼성중공업은 총 49척, 94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88억달러의 107%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이 추가 수주에 소극적인 사이 빠른 공급을 원하는 선주들은 중국 조선업체와 LNG 운반선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21년 중국의 LNG 운반선 수주 점유율은 7.4%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30%에 이르렀다.

■LNG 운반선 인기 지속될 듯
LNG 운반선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LNG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LNG 운반선을 찾는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본격 발주가 시작된 카타르 프로젝트와 관련된 2차 수주가 올해 있을 수 있다. 1차 수주 규모(국내 조선 3사별 17~19척)에는 다소 못 미칠 수 있지만 2차 시기에도 국내 조선 3사가 10~15척을 각각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올해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선박 발주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25주 이상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는 선사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줘 선사들이 컨테이너선 뿐만 아니라 LNG 운반선 발주에도 소극적일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운반선의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며 국내 조선사들이 이제 2027년 인도 물량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설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LNG 운반선 발주량이 역대 최다인 170여척에 달했기 때문에 올해는 그 정도가 안될 것이며 경기침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