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우디에 중동 첫 공장 지을까···빈살만 방한 영향?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사우디 내 자동차 생산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차가 중동 지역 첫 공장을 사우디에 지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작년 1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국내 다른 그룹 총수들과 함께 만난 바 있다. 방한 한 달여 만에 ‘빈살만 효과’가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경제기획부 장관이 함께 참여해 현대차와 더불어 자국 내 자동차 생산을 증진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측도 MOU 체결 사실을 1일 확인했다.
이번 MOU로 현대차가 중동 지역 첫 자동차 생산 공장을 사우디에 지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사우디 매체인 아르감은 사우디와 현대차가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전기차와 내연기관 엔진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 본사는 사우디에 설립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CKD는 일부 부품이나 반조립 상태의 제품을 수출해 현지에서 최종 제조 후 완성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사우디 관영 SPA통신은 이번 MOU가 사우디 경제 기반을 다각화하기 위한 ‘비전 2030’의 연장선에 있다고 평가했다. 사우디 내 생산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현대차와 협력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의미다. 비전 2030은 산유국인 사우디가 기존의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의 체질 자체를 바꾸려는 계획이다. 비석유 부문 수출을 2016년 16%에서 2030년 50%까지 높이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친환경 미래 신도시를 표방한 ‘네옴시티’ 건설이 핵심 사업이다.
앞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작년 11월 17일 방한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국내 8개 기업 총수와 함께 차담을 했다. 같은 날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는 약 40조원 규모인 26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OU는 앞으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논의를 시작해보자는 수준”이라며 “생산 시기나 규모 같은 것들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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