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한도 줄이고 대출도 조이고…카드업계, 올해도 '생존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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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금리상승기에 경기 악화 우려 등으로 카드사들이 새해부터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다.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대출 상품 취급을 축소하고 신규 회원 모집 등 마케팅을 줄인 데 이어 기존 회원들의 카드 이용 한도 재조정에도 나서고 있다.
카드사는 회원들의 월평균 결제 능력, 신용도, 이용실적 등에 변화가 있으면 이용 한도를 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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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금리상승기에 경기 악화 우려 등으로 카드사들이 새해부터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다.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대출 상품 취급을 축소하고 신규 회원 모집 등 마케팅을 줄인 데 이어 기존 회원들의 카드 이용 한도 재조정에도 나서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최근 개인회원을 대상으로 이용한도 정기 점검을 진행한 뒤 일부 회원들에 카드 이용 한도 축소를 통보했다.
신용카드 표준약관과 이용 한도 관련 모범규준에 따르면 카드사는 연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원에게 부여된 이용 한도 적정성을 점검할 수 있다. 카드사는 회원들의 월평균 결제 능력, 신용도, 이용실적 등에 변화가 있으면 이용 한도를 조정할 수 있다.
대다수 카드사는 지난 연말 시행한 이용 한도 점검에서 예년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이용 한도 하향 조정 대상을 심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최근 카드 한도가 크게 줄었다는 불만글이 늘고 있다. 실제 현대카드 회원인 A씨는 최근 카드 이용한도가 20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준다는 통보를 받았다. 신용등급 1등급에 최근 대출을 받은 적이 없어 황당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현대카드 측은 "연체 예방을 위해 이용 한도 관리를 강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금리 급등으로 조달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영업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본다. 이자부담 증가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 등 가계 부채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연체율이 증가할 것을 경계한다.
여기에 카드사들은 미사용 한도에 대해서도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둬야 하는 만큼, 한도소진율이 낮은 고객의 한도를 낮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낮출 필요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신용카드 업황 전망 보고서에서 "통화정책 긴축이 매우 빠르게 이뤄지며 전반적인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이고, 그 결과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되며 대손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며 "특히 카드사는 차주 구성이 시중은행 대비 신용점수가 다소 낮은 개인으로 구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통한 '생존모드'로 전환한 상태다. 일부 카드사는 온라인 쇼핑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혜택을 6개월에서 2~3개월로 줄였다.
카드론 등 대출 상품 문턱도 높였다. 금리인상에 따라 조달비용이 치솟고,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연체 위험이 높아지자 카드론 한도를 크게 줄이고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이 여파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34조2866억원으로 한달 새 5456억원 줄었다. 업계 안팎에선 카드사들이 의도적으로 대출 수요를 줄이는 '디마케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외부 플랫폼을 통한 신규 회원 모집 마케팅도 대거 줄인 상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부담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비용 절감과 영업자산 효율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자와 같은 고객 입장에선 앞으로 카드사뿐 아니라 모든 업권에서 금융 서비스를 받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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