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차 부끄러웠다"…'1073억' 타자가 밝힌 ML과 WBC 출전 배경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첫 시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놓고 깊은 고심에 빠졌던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가 대표팀 승선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1일(한국시각) "시카고 컵스 스즈키 세이야가 2회 연속 WBC 대표팀에 승선하게 된 각오를 밝혔다"며 인터뷰를 전했다.
스즈키는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 카프 시절 통산 902경기에 출전해 937안타 182홈런 타율 0.315 OPS 0.984의 우수한 성적을 거둔 후 2022시즌에 앞서 컵스와 5년 8500만 달러(약 1073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스즈키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와 4시즌 연속 출루율 4할 이상의 뛰어난 출루 능력. 시즌 초반 스즈키의 모습에서는 그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스즈키는 4월 21경기에서 19안타 4홈런 14볼넷 타율 0.279 OPS 0.934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았다. 스즈키의 성적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상과 아내의 출산 문제 등으로 공백기를 가지는 등 111경기에서 104안타 14홈런 9도루 46타점 54득점 타율 0.262 OPS 0.770로 시즌을 마쳤다.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었으나, 일본에서의 퍼포먼스를 고려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 성적임은 분명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스즈키는 "피지컬, 스피드가 확실히 다르더라. 수준 차이를 느꼈다. 성적만 봐도 알 수가 있다"며 "컵스에서는 주로 3번을 쳤지만,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팀들과 비교하면 (나는) 상당히 수준이 떨어진다. 어른과 어린아이의 수준이다. 솔직히 부끄러웠다"고 자신이 겪은 수준 차이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스즈키는 아쉬운 성적으로 인해 WBC 출전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고심 끝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배경에는 쿠리야마 히데키 감독의 설득이 큰 영향을 끼쳤다. 쿠리야마 감독은 지난해 시즌 중 미국을 방문해 '애제자'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을 만나 설득의 시간을 가졌다.
스즈키는 "컵스에서 큰 계약을 안겨줬으나,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다. 그러나 쿠리야마 히데키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컸다"며 "이런(좋지 않은)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필요로 해 주는 것이 영광스러웠다. 적어도 4년 동안은 일본에서 뛸 일이 없기 때문에 대표팀 합류를 결정하게 됐다"고 출전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지난 2017년 WBC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는 스즈키의 합류는 일본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스즈키는 "솔직히 부담은 있다. 지난 WBC, 프리미어12에서는 많은 선배들이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도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타순은 감독님께서 결정할 일이다. 9번을 치더라도 팀이 우승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WBC에 출전하게 된 이상 반드시 우승을 거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시카고 컵스 스즈키 세이야.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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